이스라엘 연관 단어엔 '미소짓고 기도하는 군인' 띄워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소셜미디어(SNS) 왓츠앱이 편향 논란에 휩싸였다. 팔레스타인에 대해 편향된 인공지능(AI) 이미지를 생성해 논란이 일었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왓츠앱이 제공하는 '인공지능(AI) 스티커 생성' 기능에 전날 '팔레스타인 무슬림 소년'을 입력하자 AK-47 소총으로 보이는 총기를 든 소년 이미지가 나왔다.
이 소년은 무슬림 남성이 흔히 착용하는 모자 '타키야'를 쓴 모습이다.
왓츠앱은 키워드 하나에 AI가 생성한 대표 이미지 4개를 첫 페이지에 제공하는데, 이 중 1개에 총기 관련 이미지가 포함됐다.
그 외 '팔레스타인인'이라고 쳐도 총기를 든 남성 이미지가 최소 1개 생성됐고 '팔레스타인'을 입력하자 총을 들고 있는 손 모습이 떴다.
반면 이스라엘 관련 키워드에는 총기 등 무력과 연관된 이미지가 생성되지 않았다.
'이스라엘 소년'을 입력하자 축구 등 평범한 활동을 하는 아이들 이미지가 나왔고, '이스라엘 유대인 소년'이라고 치면 유대인 상징 '다윗의 별' 목걸이를 한 소년 등이 떴다. 유대인이 예배 때 착용하는 모자 '야물커'를 쓴 남성 이미지도 생성됐다.
'이스라엘군' 등 무력과 직접 관련된 단어를 입력해도 총기 이미지는 나타나지 않았다. 왓츠앱은 이들 키워드에 군복을 입고 미소 짓는 군인 남녀와 낙타를 탄 병사 이미지를 생성했다. 기도하는 군인 이미지도 제공됐다.
이와 관련, 해당 사안을 잘 알고 있는 관계자는 메타 직원들이 이 문제를 인지해 내부적으로 보고한 상태라고 밝혔다.
케빈 맥알리스터 메타 대변인도 회사가 이 문제에 대해 알고 있다면서 "모든 생성형 AI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왓츠앱 AI) 모델도 부적절한 결과를 도출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런 점을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메타는 이전부터 팔레스타인과 관련해 편향된 조처를 한다는 의혹을 받아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특히 이번 전쟁에서 팔레스타인 측을 지지하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사용자 다수는 자신의 계정이 사전 설명 없이 다른 사용자로부터 숨김 처리되는 일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미국 탐사보도 온라인 매체 '더 인터셉트'는 2021년 5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공격했을 당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실시한 게시물 정책이 팔레스타인 사용자 측 표현의 자유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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