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자 "병원엔 한방울씩 공급, 기름 가져오면 빼앗아갈 것"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스라엘군(IDF)이 3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 의료시설 아래 대량의 연료를 저장하고 있다는 취지의 대화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IDF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이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공개한 녹취 파일에 따르면 가자지구 한 병원 관계자는 전화 통화로 추정되는 대화에서 "누가 가자지구의 경유(디젤)를 통제하나, 바로 하마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 기름이 병원 아래에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친구여, '시파'에 대해서는 더 말하지 말자"고 언급한다.
여기에서 시파란 가자지구 최대 의료시설인 알시파 병원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IDF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화를 이어가며 "신이 시파를 저주하나"라며 "시파 병원에는 공급이 한 방울씩 이뤄질 것"이라고 토로한다.
또 "오늘 50만(리터)에 못미치는 정도가 지하에 있다고 생각하나"라며 "우리 둘 다 더 많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게 바로 사람들이 여기 주변에서 말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관계자가 "내가 지금 병원에 (기름을) 가져가면, 그들이 빼앗아갈 것"이라며 "내 말이 맞지 않나"라고 반문하는 지점에서 대화는 끝난다.
이를 가리켜 하가리 소장은 "지난 2일 가자지구 의료시설 관계자의 통화에서 하마스가 가자에 연료를 비축해놓고 이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7일 기습 공격을 가해온 하마스를 상대로 전쟁이 발발한 이후 가자지구를 봉쇄해오고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이스라엘이 통제하지 않는 가자지구 남부의 유일한 이집트 방면 통로인 라파 국경 검문소로 구호물자 반입이 시작된 바 있다.
하지만 연료 부족으로 가자 의료시설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국제사회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전용 우려가 있다며 연료의 경우 반입을 불허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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