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서 '이스라엘 등지기' 가속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중미 온두라스 정부가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불러들일 예정이라고 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엔리케 레이나 온두라스 외교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자지구에서 겪는 심각한 인도주의적 상황을 고려한 조처"라며 이같이 밝혔다.
레이나 장관은 "시오마라 카스트로 대통령이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주이스라엘 대사와 수도 테구시갈파에서 향후 계획을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두라스는 최근까지만 해도 이스라엘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나라다.
우파인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전 정부 시절이던 2021년에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했을 정도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 지역으로, 국제사회에서는 팔레스타인을 고려해 대부분 예루살렘 이외 지역에 대사관을 둔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좌파 카스트로 대통령은 그러나 텔아비브로 대사관 재이전을 추진하는 등 대이스라엘 외교에 있어서 전 정부와는 다른 노선을 보였다.
온두라스의 이번 결정은 중남미 좌파 정부를 중심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 정서가 뚜렷해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칠레와 콜롬비아는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들어오도록 했고, 볼리비아는 아예 이스라엘과 단교를 선언했다.
'반미·반이스라엘' 성향을 드러내는 베네수엘라와 니카라과 역시 앞장서 이스라엘에 대한 규탄을 이어가고 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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