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연산 5만7천t규모…전력비·인건비 등 원가 경쟁력 강점
(코타키나발루[말레이시아]=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SKC의 이차전지용 동박사업 투자사 SK넥실리스가 말레이시아에 지은 첫 글로벌 동박 생산 거점이 가동에 들어갔다.
SKC는 지난 1일 말레이시아 사바주 코타키나발루에 있는 동박 생산공장을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했다.
공장은 지난달 23일 첫 출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북미 지역이 목적지인 최초 출하 물량은 지금 대서양을 건너고 있다.
동박은 구리로 만든 얇은 막이다. 전기차, IT 기기,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음극재 소재다.
코타키나발루 산업단지(KKIP) 내에 들어선 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 공장은 동박 단일 생산으로는 세계 최대인 연산 5만7천t 규모다. 투자 금액은 약 9천억원이 들어갔다.
공장은 같은 규모와 구조를 갖춘 1공장과 2공장으로 나뉜 '쌍둥이 공장'으로 지어졌다.
1공장은 올해 5월 시운전과 시생산을 거쳐 지난달 상업 가동을 시작했고, 공사가 마무리 단계인 2공장은 내년 2분기 완공 예정이다. 2공장 공사 진척도는 현재 80% 정도다.
회사 측은 당초 1·2공장 합계 연산 5만t 규모로 공장을 설계했다가, 그동안 국내에서 축적한 생산성 향상 기술을 적용해 5만7천t 규모로 늘렸다.
SKC는 지난 2020년 SK넥실리스 인수 이후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2021년 정읍 5공장, 2022년 정읍 6공장 증설에 이어 글로벌 생산 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첫 해외 공장인 말레이시아에 이어 내년에는 폴란드 스탈로바볼라에도 연산 5만7천t 규모 동박 생산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SKC는 낮은 전력비와 인건비 등 원가 경쟁력, 지역 정부가 제공하는 높은 인센티브 등에 말레이시아를 첫 글로벌 동박 생산 거점으로 낙점했다.
우선 동박 제조원가에서 비중이 큰 전력비 절감이 강점이다. 말레이시아 공장의 전력비는 한국의 절반 이하, 다른 동남아 국가와 비교해도 70% 수준이다.
또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사전 확보와 전력 장기 계약 등으로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
인건비도 한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공장에는 10월 말 현재 임직원 325명이 근무하며 이 가운데 90%가량이 말레이시아 현지 인력이다.
신동환 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 법인장은 "동박 시장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원가를 낮추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말레이시아 공장은 세계 어느 공장과 비교해도 원가 경쟁력을 갖췄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말레이시아가 다른 동남아 국가 대비 인력 수준도 높다"며 "특히 사바주는 태풍이나 지진 등 자연재해도 거의 없고, 한국과 가깝고 북미나 유럽 등지로 가기에도 편리한 전략적인 위치"라고 덧붙였다.
파격적인 인센티브 혜택도 빼놓을 수 없다. SK넥실리스는 말레이시아 국가경제회생 계획(PENJANA) 정책의 일환으로 법인세 면제 등 유리한 인센티브를 확보했다.
특히 SK넥실리스는 말레이시아 사바주에 투자가 끊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들어오면서 외국 기업 중 최장기간 법인세 면세 기간도 확보했다.
풍진제 사바주 산업부 장관은 "SK넥실리스가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 투자를 유치했다"며 "사바주 정부와 말레이시아 연방 정부가 SK그룹을 위해 특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최고의 부지 선정을 도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8월 한국에 방문했을 때 SK그룹 자회사 등 한국 기업들과도 협력 논의를 했고, 최근에 더 많은 기업이 사바주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추세"라며 "사바주는 항상 열린 자세로 투자자를 유치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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