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신문 보도…"윤석열 정부 출범 후 한일 관계 개선도 결정적 계기"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한국과 미국, 일본 3국이 지난달 처음으로 한반도 인근 상공에서 공중 훈련을 실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국 공군기가 10년 만에 일본 쓰가루(津輕)해협을 통과할 수 있게 한 일본 측의 조치 등 한일 간 신뢰가 있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한반도 남쪽 한일 방공식별구역(ADIZ) 중첩 구역 상공에서 실시된 한미일 훈련과 관련해 애초 미국은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지만 한일 양국 일부에서는 신중한 의견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군과 일본 자위대의 신뢰 관계와 함께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양국 관계 개선이 결정적인 계기기 돼 훈련이 실현됐다.
한국군이 지난 6월 미국 알래스카에서 진행된 훈련에 참가할 때 일본은 자국 최북단 홋카이도와 혼슈 사이의 쓰가루해협을 통과하도록 허용했는데 한국 측은 이 조치를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공군의 KF-16 전투기는 알래스카주 아일슨 공군기지와 엘먼도프 공군기지에서 진행된 '레드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에 참여할 때 10년 만에 쓰가루 해협을 통과해 비행했다.
쓰가루 해협은 국제 공역이지만 공역의 폭이 매우 좁아 통과할 때 일본 영공을 침범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그동안 여론을 고려해 동맹국인 미군 외에는 외국 전투기 통과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국군은 이전에는 알래스카 훈련 참가 시 태평양을 돌아 한국과 알래스카 사이를 왕복했다.
이 항로는 편도 13시간가량이 걸려 조종사들의 부담이 컸지만, 쓰가루 해협을 통과하면 몇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또 한국 공군과 일본 항공자위대는 1997년 핫라인(직통망)을 설치해 전투기 긴급발진 등 양국 간 영공 침범을 놓고 혼란이 빚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온 실적도 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지난달 22일 한미일 공중 훈련에는 미군 전략폭격기 B-52H와 한국 공군(F-15K), 미 공군(F-16), 일본 항공자위대(F-2)의 전투기가 참여했다.
한미 공군, 미일 공군이 각각 한반도 혹은 한반도 인근 상공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한 적은 많지만, 한미일 3국 공군이 함께 공중 훈련을 한 것은 처음이다.
반면 '초계기 갈등' 여파가 이어지면서 한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 간 교류는 여전히 정체돼 있다.
초계기 갈등은 2018년 12월 20일 동해에서 조난한 북한 어선을 수색하던 해군 광개토대왕함이 근처로 날아온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사했다고 일본 측이 주장하면서 촉발됐다.
당시 일본 측은 그 증거라며 초계기 내부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했고, 한국 측은 레이더 조사는 없었고 오히려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 근처에서 저공 위협 비행을 했다고 반박했다.
양국은 지난 6월 초계기 갈등에 대해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기로 합의하면서 봉합하기로 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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