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잔고 상위 종목 일제히 오름세…"수급 개선·숏 커버링 유입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6일부터 시행된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로 에코프로비엠[247540]과 에코프로[086520]를 비롯한 이차전지주 등 공매도 잔고가 많은 종목들이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에코프로비엠은 26.52% 오른 29만1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에코프로는 가격제한폭인 29.98% 올라 82만8천원으로 급등했다.
이달 1일 기준 두 종목의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은 각각 6.35%, 5.25%다. 이는 공매도가 가능한 코스닥 종목 중에서 각각 3번째, 13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코스닥 종목인 포스코DX(11.20%), 엘앤에프[066970](16.02%)도 오르고 있으며, 유가증권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17.54%), 포스코홀딩스[005490](11.87%), LG화학[051910](7.22%), 삼성SDI[006400](8.15%), 포스코퓨처엠(23.61%), SK이노베이션[096770](10.28%) 등도 오르고 있다.
최근 이차전지 종목들의 주가가 고평가 논란에 공매도 주요 타깃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매도 금지 조치가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개선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 밖에도 이달 1일 기준 코스피 공매도 잔고 상위 종목이었던 호텔신라[008770](4.46%), 롯데관광개발[032350](4.72%) SKC[011790](10.49%), 후성[093370](6.14%), 두산퓨얼셀[336260](7.31%), 현대미포조선[010620](6.02%), 현대엘리베이[017800](4.93%),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020150](9.14%) 등이 오름세다.
코스닥시장에서도 HLB[028300](6.16%), 휴마시스[205470](4.50%), 네패스[033640](6.26%), 주성엔지니어링[036930](4.49%) 등 공매도 상위 종목들이 대체로 오르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피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3.01% 올라 2,439.60까지 올랐으며, 코스닥지수도 4.78% 급등한 819.43으로 집계됐다.
코스닥150 선·현물 가격 급등으로 한국거래소가 이날 오전 9시 57분에 코스닥시장 프로그램 매수 호가 효력을 정지시키는 사이드카를 발동하기도 했다.
코스닥시장 사이드카 발동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수가 폭락하고 난 뒤 급반등세를 보이던 2020년 6월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금지로 인한 외국인 자금 이탈 등 부정적 효과가 우려되지만, 단기적으로는 공매도 거래가 많았던 종목들이 이번 정책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의 부작용이 출현해도 이를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나 업종이나 개별 종목에서는 이번주부터 공매도 금지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며 공매도 상위 종목 업종들을 중심으로 수급상 단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에 따른 숏 커버링(공매도 후 포지션 청산을 위한 주식 매입)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지금까지 특정 이슈로 인해 공매도 잔고가 많이 쌓였던 종목들이 단기적으로 가장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며 호텔신라, SKC, 롯데관광개발, HLB, 엘앤에프 에코프로 등을 반등 종목으로 꼽았다.
다만 그는 "단순 낙폭 과대에 따른 숏 커버 종목은 수급 재료가 사라지면 다시 조정을 보일 공산이 크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공매도 규제에 의한 종목의 반등은 펀더멘털(기초여건)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내년 6월 말까지 코스피·코스닥·코넥스 등 국내 증시에 상장된 전체 종목에 대해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19 위기에 이어 네 번째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다.
다만 이전의 공매도 전면 금지 때와 마찬가지로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 등의 차입공매도는 허용하기로 했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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