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바다얼음 10% 줄면 번식지 복귀 4.8%까지 감소…생존 갈림길 될 수도"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남극 신사' 아델리펭귄은 번식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 얼음(해빙) 위에서 겨울에 대비한 털갈이를 한다. 그런데 온난화로 해빙이 줄면 털갈이할 곳을 잃은 아델리펭귄이 생존을 위협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비영리 환경과학단체 포인트블루보존과학(PBCS)의 애니 슈미트 박사팀은 7일 과학 저널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서 남극 로스해 아델리펭귄의 연간 생활 주기를 분석, 해빙이 아델리펭귄의 털갈이에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델리펭귄은 대부분 펭귄 종과 달리 번식지에서 멀리 떨어진 해빙 위에서 평균 19일간 머물며 털갈이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털갈이는 보온뿐 아니라 잠수해 사냥할 때 물이 스며들지 않게 하기 때문에 펭귄 생존에 매우 중요하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2017~2019년 로스해에 서식하는 아델리펭귄 195마리에 위치 추적 잠수 기록장치를 부착해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번식 후 잠수 활동의 공백이 길어지는 기간을 통해 아델리펭귄의 털갈이 시기를 파악했으며, 위치 추적을 통해 이들이 털갈이하는 장소로 이용하는 남극해 해빙 두 곳을 찾아냈다.
이어 위성 기반 관측 데이터를 통해 지난 5년간 아델리펭귄의 털갈이 시기 중 털갈이 지역의 해빙 농도를 조사한 결과 해빙이 비정상적으로 감소했으며, 털갈이 지역의 해빙 농도 감소는 1980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20년간 털갈이 지역의 해빙 농도와 아델리펭귄의 번식지 복귀율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해빙의 농도가 10% 감소할 때마다 번식지로 돌아오는 아델리펭귄의 수가 2.4~4.8%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로스해에는 여전히 비교적 많은 양의 해빙이 존재하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털갈이 기간에 해빙이 크게 줄어들 경우 아델리펭귄들이 생존을 위협하는 병목 구간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 연구가 아델리펭귄의 생존 전략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뿐 아니라 기후변화가 남극 생태계에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을 잘 보여준다고 밝혔다.
슈미트 박사는 "이 연구는 이전에는 과소평가 됐던 털갈이라고 하는 아델리펭귄의 삶의 한 측면을 조명했다"며 "환경, 특히 해빙과 펭귄의 연간 생활주기 단계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은 급격한 기후변화 맥락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 출처 : PNAS, Annie Schmidt et al., 'Sea ice concentration decline in an important Adelie penguin molt area', http://dx.doi.org/10.1073/pnas.230684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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