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이라크 주둔 미군 겨냥 공격 증가…2주간 최소 31차례
블링컨, 이라크 총리와 만나는 동안에도 이라크내 미군 기지 피격
미, 이란과 갈등 방지·'이란 지원' 민병대 억제 사이 균형 딜레마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군이 중동지역에 오하이오급 잠수함을 배치했다며 이례적으로 사진을 공개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오하이오급 잠수함이 관할지역에 도착했다며 5일(현지시간) 페이스북, 엑스(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게시했다.
첨부된 사진은 잠수함이 수에즈 운하에서 카이로 북동쪽 알 살람 다리 아래를 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미 CNN 방송은 보도했다.
중부사령부는 다만 잠수함의 이름, 탄도미사일이 혹은 순항미사일 탑재 여부는 언급하지는 않았다.
미군이 탄도 미사일 잠수함대의 움직임이나 작전을 공개하는 일은 거의 없다.
이번 발표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중동 지역 파트너들과 연쇄 회담을 하는 가운데 나왔다. 블링컨 장관은 튀르키예, 이라크,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요르단, 키프로스 등을 방문했다.
미 해군은 이미 이 지역에 상륙준비단, 항공모함타격단 2개 등을 포함해 많은 자산을 배치한 데 이어 오하이오급 잠수함까지 파견한 것으로, CNN은 이번 발표가 중동 지역 적대세력을 겨냥한 억제의 메시지라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중동 다른 지역으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이란과 그 대리 세력에게 분명하게 견제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중동에 있는 미군에 대한 위협은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시리아, 이라크에 주둔한 미군 부대에 대한 공격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최근 2주간 이곳 미군기지에 최소 31차례의 공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이 공격의 배후를 주장하는 세력들은 이란과 연계된 무장 세력들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관료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발발 후 이란의 지원을 받는 세력들이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에 반발해 미군을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공격으로 미군 최소 21명이 다쳤다.
이라크와 시리아에는 미군 약 2천500명, 900명이 각각 주둔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이란과의 갈등은 피하면서 이란이 지원하는 민병대는 억제하려는 조 바이든 미 정부의 딜레마를 보여준다고 WSJ은 진단했다.
예고 없이 이날 이라크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미군을 위협하는 세력에 경고를 보냈다. 블링컨 장관은 "이란과 연계된 민병대의 위협과 공격은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러한 공격으로 군이 상당한 피해를 볼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는데, 이는 실제 미 국방부 관료들도 우려하는 점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전쟁 발발 후 미국은 2개의 항공모함단(함선 12척, 추가 병력 약 1천200명)과 방공시스템을 중동 지역에 보냈다. 그러나 더 많은 사상자가 나올 수 있다고 전임 사령관들은 경고하고 있다. 프랭크 매켄지 전 중부사령관은 이란이 대리세력들에게 더 정교한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며 치명적인 공격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군 부대를 향한 무장 공격은 이날도 계속됐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밤 시리아 북동쪽 알 하사카 지역에 있는 미군 기지에서 강력한 폭발음이 연달아 들렸다고 전쟁 감시 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가 밝혔다.
이 단체는 알 하사카 외곽의 카스락 기지에서 폭발음들이 들린 후 무인 비행체가 선회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전했다. 다만 일상적인 군사훈련인지 고의적인 표적 공격인지는 확실치 않다.
전날에도 알 하사카 남쪽 알 샤다디 미군 기지 인근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이날 블링컨 장관이 이라크를 깜짝 방문해 모하메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와 회담하는 동안 이라크 서부에 있는 아인 알 아사드 미군 기지도 공격을 받았다.
EFE 통신은 친이란 세력인 이슬라믹 레지스턴스(Islasmic Resistance)라는 조직이 이 공격의 배후를 자처했다고 보도했다.
이슬라믹 레지스턴스는 이날 밤 성명을 내 자신들이 박격포 4발로 아인 알 아사드 기지를 공격했으며 목표물을 명중시킨 후 안전하게 철수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시리아 북동부 미군 기지에 대한 드론 공격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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