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아태 지역 혼란 경계하고 반대해야"…CPTPP 가입 의사 표명
호주 총리 "와인 관세 인하·양헝쥔 석방 요구"…시진핑에 호주 초청도
(홍콩·자카르타=연합뉴스) 윤고은 박의래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호주 총리로는 7년 만에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는 6일 베이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현안과 역내 및 글로벌 이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시 주석은 이날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회담에서 "중국과 호주 관계는 올바른 개선과 발전의 길로 들어섰다"며 "이를 보게 돼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과 호주 ABC 방송 등이 전했다.
또 시 주석은 앨버니지 총리에게 "당신의 이번 방문은 과거에 기반하고 미래로 이끌기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건전하고 안정적인 중국-호주 관계는 양국의 공동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간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계속 발전시켜나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국과 호주는 평화적 공존 속 상호 이해와 신뢰를 증진해야 하고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의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남태평양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호주와 함께 더 많은 3자와 다자 협력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며 "중국과 호주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혼란에 빠트리려는 어떠한 시도도 경계하고 반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또 "중국에서는 물을 마실 때 우물을 판 사람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며 "중국 인민은 우리를 위해 우물을 파준 고프 휘틀럼 전 총리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휘틀럼 전 총리는 냉전 시대이던 1973년 호주 총리로는 처음 중국을 방문했고 양국 간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앨버니지 총리의 이번 방문은 휘틀럼 전 총리의 방중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앨버니지 총리는 이 자리에서 "양국이 서로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상호 관계에서 이익이 있다는 것도 인정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호주는 역내 다른 국가와 함께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안정적 성장과 세계와의 계속되는 교류에 관심이 있다"며 "양국의 굳건한 관계는 미래에 유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견이 발생하는 지점에서 우리가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앨버니지 총리는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역내 평화와 안정의 필요성이라는 맥락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동 등 세계의 분쟁에 대한 의제가 제기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나는 미국과 중국 간 가드레일(안전장치)과 군사적 협력에 관해 이야기했고 그것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또 이날 회담에서 시 주석에게 호주산 와인 관세에 관해 이야기했다며 "시 주석은 호주 와인이 좋다는 데 확실히 동의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호주와의 무역 갈등 이후 호주산 와인에 218%의 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는 시 주석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다만 호주의 지지를 명시적으로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간첩 혐의로 중국에 구금 중인 중국계 호주 작가 양헝쥔의 석방 문제도 거론했으며 시 주석의 호주 방문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호주 총리로선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앨버니지 총리는 전날 상하이에서 열린 제6회 중국 국제수입박람회에 참석했으며 7일 귀국할 예정이다.
중국은 호주의 최대 교역 파트너이지만, 2020년 4월 스콧 모리슨 당시 호주 총리가 미국·유럽 주요국 정상들과의 통화 과정에서 사실상 중국을 겨냥해 코로나19 발원지에 대한 국제 조사를 촉구하면서 양국 관계는 틀어졌다.
이후 중국의 호주에 대한 무역 보복이 시작되고 호주는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와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의 안보 파트너십) 협력을 강화하면서 양국 관계는 악화일로였다.
그러나 작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시 주석과 앨버니지 총리가 만나면서 화해가 모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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