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중앙군사위 서열 2·3위 장유샤·허웨이둥 부주석 염두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현재 국방부장이 공석인 중국에 미중 국방장관회담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 보도했다.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계기에 관례로 열려온 미중 국방장관 회담을 이달 1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제10차 회의 기간에도 개최하자는 것이다.
앞서 작년 11월 22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의 제9차 회의 기간에도 오스틴 장관은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과 양자 회담을 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은 지난 6월 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때 미중 국방장관 회담을 하자는 미국 제안을 거절했다.
미국은 고위급 국방 안보 채널 부재로 인한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국방장관 회담을 요구하고 있으나, 중국이 이를 애써 외면해왔다.
당시 중국은 미국이 리상푸 국방부장을 제재 대상으로 올린 걸 회담 거부 사유로 내세웠다. 2018년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장비발전부장이던 리상푸는 러시아로부터 수호이(Su)-35 전투기 10대, S-400 방공미사일 시스템을 불법 구매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됐다.
그리고 나선 리상푸는 지난 8월 말 이후 두 달 가까이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았고, 중국 당국은 지난달 24일 리상푸를 국방부장직에서 해임한다고 발표한 뒤 후임자를 임명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오스틴 미 국방장관의 중국 측 카운터파트는 공석이 된 상태다.
그럼에도 오스틴 장관은 국방부장 급(級)의 누구라도 미중 국방장관 회담에 응해달라는 취지를 중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개최된 '중국판 샹그릴라 대화'인 샹산포럼을 국방부장을 대신해 주관했던 공산당 중앙군사위의 장유샤 부주석과 허웨이둥 부주석 중 한 명이 미중 국방장관회담에 참석해도 된다는 메시지라는 해석도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주석과 부주석 2명, 4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공산당 중앙군사위의 지휘를 받는다. 시진핑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당 중앙군사위 주석을 겸하며, 장유샤·허웨이둥 부주석은 서열 2·3위다. 국방부장은 서열 4위다.
이달 11∼1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은 그에 앞서 중국과의 국방장관 회담 개최를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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