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해리 포터' 시리즈의 작가 J.K. 롤링이 법정에서 본인이 원하면 남자를 '그녀'로 지칭할 수 있다는 호주 주(州) 대법원장의 지침을 강력히 비판했다.
7일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에 따르면 롤링은 최근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성전환 남자 가해자가 원한다면 그를 '그녀'로 지칭할 수 있다는 크리스 코우라키스 남호주주(州) 대법원장의 지침은 수많은 여성으로 하여금 사법부를 불신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우라키스 대법원장은 최근 법정에서 소송 당사자를 자신이 원하는 성별로 부르는 것은 '존중의 문제'이자 사법 정의에 대한 공공의 신뢰에 필수적이라는 요지의 소송 지침을 공개했다.
롤링은 지난주 이를 보도한 디오트스레일리안의 기사를 다시 올리면서 "남성 성추행·폭행 혐의자를 법정에서 '그녀'로 부르라고 여성 피해자에게 요구한다면 이는 국가에 의한 가혹 행위"라면서 "남성 폭력에 당한 여성에게 거짓말을 강요함으로써 더욱 상처를 입히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코우라키스 대법원장은 지난 6일 보도자료를 통해 "롤링은 완전히 오해했다"면서 "이 지침은 소송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법조인과 당사자들이 자신들의 이름과 선호하는 성별 대명사를 법정에 알리는 것을 허용하는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범죄 피해자를 고통스럽게 하면서까지 가해자를 호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롤링의 걱정은 아무런 근거가 없으며 소셜미디어 평론가들은 글을 게시하기 전에 제대로 알아보고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롤링은 "모든 사람이 남성 가해자를 '그녀'라고 하는데 여성 피해자만 '그'라고 부르기는 곤란할 것"이라면서 "여기에는 분명히 권리의 충돌이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소송 지침에 따르면 남자 가해자가 자신을 여성으로 규정한다면 법원은 그를 '그녀'로 불러야 한다"면서 "여성들은 자신에게 폭행을 가한 남자에 대해 진실을 말할 법적 권리와 의무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롤링은 2018년 트랜스젠더 여성을 '드레스 입은 남자'라고 지칭하는 트위터 글에 지지를 표하는 등 성전환을 둘러싼 이슈에서 지속적으로 성(性) 소수자들과 견해차로 마찰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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