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개선하고 행정절차 단축…18개 프로젝트 투자 애로 해소
충청 이차전지 생산공장 구축 지원…위원회 가동해 분쟁도 조정
(세종=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정부가 규제를 개선하고 행정절차를 단축해 기업의 투자 이행을 지원한다.
울산의 대규모 석유화학시설, 하남의 최첨단 K팝 공연장 '스피어', 충청의 이차전지 생산공장, 전남의 해상풍력 발전 등 최대 46조원 규모의 18개 프로젝트가 차질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8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기업 투자 프로젝트 가동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 울산 석유화학시설·충청 이차전지 생산공장…제도 개선해 투자 지원
정부는 설비투자 여건이 반도체 등의 수출 호조로 나아질 것이라면서도, 고금리 등으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건설 수주의 경우 최근 3개 분기 연속 10%가 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이에 투자 관련 규제와 여건을 개선하는 데 나서기로 했다. 규제·절차·분쟁 등으로 보류되거나 차질이 예상되는 기업 투자가 정상적으로 가동되도록 지원한다는 취지다.
정부는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9조3천억원을 투자해 만들어지는 석유화학시설의 부지 확보를 돕는다. 기업이 산업집적법에 의해 야적장·주차장 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을 해소하려는 목적이다.
정부는 산단 내 대체 부지를 찾거나 내년 상반기 산업집적법 개정을 통해 부지를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오창 2공장, SK온의 서산 3공장 등 충청 지역에 지어질 이차전지 생산 공장의 공사 기간과 투자 비용을 줄이기 위해 위험물 관리에 관한 특례 규정도 신설한다. 이차전지 제조공정의 특수성을 고려한 별도 기준을 만들어 향후 2년간 1조9천억원의 투자가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지원한다.
전남 해상풍력 발전사업과 관련해서는 부채비율 등의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지방공기업의 출자 한도를 확대한다. 지방공기업의 프로젝트 참여를 끌어내 단지를 조성하려는 목적이다.
아울러 전남 신안의 습지 보호구역에 횡단 철탑 구축을 허용한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용역을 토대로 습지보전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한다.
단지 조성과 송·변전 설비 구축의 투자 규모는 각각 9조2천억원, 1조원이다.
시·도로 개발사업 변경 승인 권한의 위임, 인구감소지역 역점사업에 대한 지방세 감면 인센티브 부여, 개별냉방시설 설치 허가 등을 통해 연구개발특구 개발(8천억원), 영천 경마공원 건립(3천억원), 부산 에코델타시티 생산시설 건립(2천억원) 등을 지원한다.
◇ 행정절차 줄여 하남 최첨단 K팝 공연장 '스피어' 투자 가속
정부는 투자 과정에서 소요되는 행정 절차를 단축해 기업의 투자를 지원하는 방안도 내놨다.
경기 하남시에 들어설 K팝 전용 공연장에 대해서는 개발제한구역 해제, 도시개발구역 지정 등 종전 42개월 이상 걸리던 행정절차를 21개월로 절반 이상 단축한다.
이 공연장은 외벽 스크린 등을 갖춘 구 형태로 엔터테인먼트사 스피어가 2조원을 투자해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만들어져 운영되고 있다.
3조7천억원을 투자해 조성되는 포항 이차전지 특화단지가 신속히 착공될 수 있도록 산업단지계획, 관리기본계획의 신속 변경을 추진한다. 포항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에 이차전지 업종의 입주를 원활히 하기 위해서다.
부산시에 건립될 미술관(2천억원)의 경우 2030년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시작일(5월 1일) 이전에 개관하는 것을 목표로 중앙부처·지방자치단체의 사전절차를 신속 진행한다.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2조6천억원)과 경인 해상풍력 발전사업(5조6천억원)에 대해서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연내 풍황계측 발급 등을 통해 투자 이행을 지원한다.
◇ 조정위원회 가동해 사업 분쟁 조정…공공주택·고양 K컬처밸리 조성
정부는 공공·민간 간의 갈등·분쟁을 해소하기 위해 민관합동 건설투자 사업 조정위원회를 본격 가동한다. 감사원 컨설팅 등을 통해 감사·배임 우려를 해소하고 조정대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가령 고양시에 1조3천억원을 투자해 체험형 문화시설을 조성하는 K-컬처밸리 사업에 대해 조정 방안을 제안하는 식이다. 이 사업은 전력 공급 계획 지연, 계획 변경 등으로 사업이 당초보다 지연되면서 감사 우려 등이 제기돼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부문이 참여하는 공공주택 건설 사업의 경우 사업비 재조정 협의를 지원해 3조1천억원 규모의 건설투자가 진행되도록 지원한다.
고양 관광문화단지 내 관광숙박시설 건설(1조2천억원), 인천 검단신도시 역세권 개발(1조4천억원), 덕산 일반 산업단지 조성(1천억원), 수색 역세권 디지털미디어시티(DMC) 개발(1천억원), 김포 한강시네폴리스 일반산단(1조6천억원) 등 총 34건에 대해 조정을 집중할 예정이다.
기재부 김진명 정책조정국장은 "(이번 방안은) 재정에서 들어가는 프로젝트들이 아니다"라며 "(정부가) 조정하고 아이디어를 발굴해서 투자 막힌 부분을 조정하고 뚫어주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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