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남미 칠레에 머물던 베네수엘라 출신 불법 이민자 14명이 임시 거주지에서 발생한 화재로 숨졌다.
7일(현지시간) 비오비오칠레와 엘메르쿠리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중부 비오비오주(州) 콘셉시온 지역 코로넬 시에 있는 '로스 피르케네스' 이민자 캠프 내 가건물 형태의 주택 2채에서 불이 나, 내부에 있던 어른 6명과 어린이 8명이 사망했다.
이들은 모두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3개 가족 구성원으로 보인다고 코로넬 시는 전했다.
목격자들은 "불길이 맹렬해 소방관들이 도착했을 땐 이미 건물 전체가 타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엘메르쿠리오는 전했다.
마누엘 몬살베 칠레 내무부 차관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보리스 차모로 코로넬 시장 등과 함께 현안 회의를 하는 사진을 공유하며, 치명적인 화재로 희생된 이들의 신원을 밝히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난방 장치 과열 여부 등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비오비오칠레는 화재 발생 지역에 베네수엘라뿐만 아니라 콜롬비아와 아이티 등에서 온 이민자 250여 가구가 열악한 상태의 주거지에서 몇 개월씩 머물다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식수와 전기 등도 부족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부지는 한 전기회사 소유로, 이 업체는 2년 전 지방자치단체에 대안 마련을 요구했으나 "민간 영역의 문제에 자치단체가 개입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답을 받은 바 있다고 중남미 매체 인포바에는 보도했다.
칠레는 남미 국가 중 비교적 정치·사회적으로 안정된 국가다. 최근 미국 대신 차선책으로 이 나라를 선택하는 이민자 수가 늘면서, 정부가 국경에 육군 군병력을 배치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기도 했다.
2021년 발표된 칠레 정부 추산에 따르면 약 50만명의 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가 칠레에 머물거나 거주하고 있다. 외국인 중 가장 큰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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