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의사들이 정부의 연금 삭감에 반발해 파업을 예고했다.
안사(ASNA)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양대 의사 노조인 아나오 아소메드(ANAAO ASSOMED)와 치모-페스메드(CIMO-FESMED)는 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12월 5일 24시간 시한부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최소 5만명의 의사가 평생 최대 2만6천347유로(약 3천687만원)에 달하는 연금 삭감을 당하게 됐다"며 "정부가 의사들을 국가 의료 서비스에서 더 멀어지게 하려는 의도가 있다면 우리는 기꺼이 그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병원에 간 환자들이 자신을 치료할 전문가가 적은 걸 보면 누구를 탓해야 할지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 다음으로 출산율이 낮은 이탈리아는 저출산 고령화 여파로 보험료 낼 사람은 줄어드는데 연금 받을 사람은 계속 늘어나자 연금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첫 번째 조치로 내년부터 공공 부문 직원, 지방 공무원, 의사, 보육원 및 초등학교 교사의 연금 지급액을 삭감하기로 결정해 해당 직능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의사 노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목숨을 걸고 헌신했던 자신들을 정부가 대우하기는커녕 연금 혜택까지 축소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중도 좌파 야당인 민주당(PD) 소속 정치인으로 전임 마리오 드라기 정부 시절 보건부 장관을 지낸 로베르토 스페란차는 "정부가 팬데믹 영웅들의 연금을 가로채고 있다"며 "이는 진정으로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