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 수레 끌고 탱크 지나…가자 북부 전투지역 공포의 피란길

입력 2023-11-08 09:31   수정 2023-11-08 17:15

당나귀 수레 끌고 탱크 지나…가자 북부 전투지역 공포의 피란길
"피란길 너무 위험, 남부도 안전하지 않아"…북부에 남은 주민도 수십만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섬멸하기 위해 가자지구에서 공습에 이어 지상전을 개시한 가운데 북부 전투지역에서 현지 주민들이 공포 속에 남쪽을 향해 피란길에 오르고 있다.
8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북부 가자지구 주민들은 옷가지만 등에 짊어지고 걸어서 피란에 나서거나 가족을 태운 당나귀 수레를 끌고 남부로 향하고 있다.
이들은 주요 피란 통로가 된 간선도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이스라엘군의 탱크 옆을 지나가기 위해 손을 들고 흰색 깃발을 들기도 했다.
일부는 이스라엘 군인들이 자신들을 향해 발포하거나 도로에 시신이 있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2일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시티 포위를 완료하고 가자지구를 둘로 나워 인구가 밀집한 가자시티 일대 북부 지역을 남부 등 다른 지역과 단절시켰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후 가자지구 민간인들에게 계속해서 남부로 이동할 것을 촉구해왔고 최근에는 주민들이 남쪽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주요 고속도로 통행을 일시적으로 허용하기도 했다.
지난 4일과 5일 이스라엘군이 4시간 동안 한 고속도로를 통해 대피하도록 했을 때 각각 2천명, 5천명이 피란에 나선 것으로 유엔 측은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인 수만명은 여전히 북부에 남아있으며, 주로 병원이나 유엔 시설에서 몸을 피하고 있다.
이들은 피란길이 너무 위험하다고 여기거나 남부 역시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 가자지구 주민은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에 가족과 함께 차량으로 피란에 나섰다가 포격을 당해 다시 걸어서 북부로 돌아왔으며, 돌아오는 길에 도로에 있는 시신들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가자지구 주민은 "거리에서 죽는 것보다 집에서 죽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남부는 안전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일부 주민들은 안전지대여야 할 곳에서도 공습이 이뤄지고 있으며, 피란민이 포화상태고 물과 식량도 점점 줄고 있다면서 피란을 단념하고 있다.
팔레스타인난민기구는 남부 가자에 있는 이 기구 시설에 53만명 이상이 머물고 있으나 이제 더 이상 추가로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많은 피란민이 이 기구 대피소 인근 거리에서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당국은 7일 북부 가자에 남아있는 주민이 90만명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데이비드 새터필드 중동 인도주의 문제 담당 특사는 지난 4일 최소 35만∼40만명이 북부 가자에 남아있다고 추정했다.

k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