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환경 변화 대응하기 위해 경제 유연성 제고해야"
(세종=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중국 건설업 생산이 10% 줄어들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0.4%가량 감소한다는 국책연구원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이런 내용을 담은 '중국 건설업 위축의 영향과 중장기 무역 구조 변화의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KDI는 국가 간 중간재 교류 및 활용을 살펴볼 수 있는 국제산업연관표를 활용해 중국 건설업 감소가 우리나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화학산업·광업·해운업·비금속광물 및 금속제품 제조업 등이 중국 건설업 위축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 생산에 투입되는 중간재 수출이 감소하면서 건설 자재 및 운송 관련 산업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입는다는 분석이다.
거시경제 파급효과까지 감안할 경우, 중국 건설업 생산이 10% 감소하면 한국의 GDP는 0.4%가량 줄어들 것으로 KDI는 추정했다.
국제산업연관 분석에는 직접 효과만 반영되므로 소득 감소에 따른 추가적인 수요 감소 등 간접적 파급효과를 포함하면 영향력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KDI는 설명했다.
다만 이는 중국 건설업 생산 감소가 한 해에 모두 나타날 경우를 가정한 수치다. 여러 해에 걸쳐 생산 감소가 진행되면 경제 성장률 하락 폭도 비례해 축소될 수 있으며, 대체 시장 확보 등으로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
KDI는 국제산업연관표를 활용해 중국과 국제분업 관계 변화의 양상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출품 중 중국 내수에 의존하는 부분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에는 중국으로 수출한 물품 중 37.2%가 가공된 후 제3국으로 재수출됐지만, 2022년에는 그 비중이 22.0%까지 하락했다. 중국을 거쳐 다른 나라로 재수출되는 물품이 줄고, 중국 내에서 최종 소비된 물품이 늘었다는 의미다.
중간재 수출 대비 재수출의 비중도 2007년 46.0%에서 2022년 30.4%로 줄었다.
한국→중국→제3국으로 이어지던 국제분업 관계가 약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KDI는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이 중국의 중간재 경쟁력 강화에 있다고 봤다. 관련 기술 발전을 이룬 중국이 더 이상 한국에서 중간재를 수입하지 않고 자체 수급해 완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KDI는 이런 대내외 환경 변화에 원활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 경제의 유연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수출 및 투자 시장 다변화 등을 통한 위험 분산 전략을 마련하고,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 개혁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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