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가계부채 6.3조 늘자 별도 설명자료…"금융위기 가능성 미미"
'오락가락' 금리 영향 발언들에 시장 혼란 이어질듯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금융권 가계부채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짐에 따라 금융당국이 적극적인 방어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8일 '최근 가계부채 관련 주요 이슈 Q&A' 자료를 내고 "과거 어느 시기와 비교해도 가계부채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위는 "윤석열 정부 들어서(2022년 2분기~2023년 2분기) 가계부채 총량이 감소했고 연간 가계부채 증가율도 0% 수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과거 10년 연평균 가계부채 증가율이 6.6%에 달하는 것에 비해 현 정부 들어서는 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 주요국에 비해 한국 가계부채 감축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현 정부 들어 주택시장 안정,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안착 등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제위기 없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하락한 것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최초의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작년 104.5%에서 올해 1분기 기준 101.5%로 3%포인트 감소했다.
김태훈 거시금융팀장은 이날 별도 브리핑을 통해 "보험사 회계 기준이 변경되면서 약관대출이 해당 통계에서 빠진 효과가 반영된 측면이 있지만, 그 효과를 제외하더라도 약 1.1%포인트가량 비율이 하락을 했다"며 "가계부채가 줄어드는 속도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굉장히 빠르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가계부채 누적이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와 관련해 "금융회사 건전성, 가계 상환능력, 국제기구 평가 등에 비춰 현 시점에서 그럴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자신했다.
최근의 가계부채 증가세가 연초 대출규제 완화와 특례보금자리론 공급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적극 방어했다.
금융위는 "주택가격 급등기에 도입된 과도한 규제를 시장 상황에 맞게 정상화했지만 2017년 이전보다 여전히 엄격한 수준"이라며 "특례보금자리론도 유사한 대책이 있었던 시기와 비교해 공급 규모가 크지 않다"고 해명했다.
최근 소상공인·서민층 지원 강화와 가계부채 관리 강화 정책이 상충한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취약계층에 꼭 필요한 지금 지원을 하더라도 민간의 고금리 자금을 대체하는 효과 등을 감안할 때 가계부채 총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적극 해명에 나섰지만 최근 금융당국의 '오락가락'한 금리 영향 발언들이 시장 혼란을 가중한다는 지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지난주까지만 해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축소 요구에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상하던 은행권은 최근 상생금융 압박에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대출금리 인하는 가계부채 악화로 다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 일관성과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서는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이 지난달 6조3천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7개월 연속 증가로, 9월(+2조4천억원)보다 증가 폭이 대폭 확대됐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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