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조 넘는 한전 부채, 전력산업 전체 위협…이해하고 도와달라"
산업차관 "대기업, 전기료 인상 부담할 능력 있다고 판단"
(세종=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김동철 한국전력[015760] 사장은 8일 "전기요금 인상으로 부담을 드려 대단히 송구하다"며 "뼈를 깎는 한전의 자구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합동으로 개최한 브리핑에서 산업용 대용량 전기요금 인상 방안과 한전의 추가 자구책을 차례로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사장은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하기로 한 데 대해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인 뒤 "200조원이 넘는 한전의 부채는 한전만의 위기가 아니라 전력산업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며 "한전이 위기를 빠르게 극복할 수 있도록 이해하고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김 사장은 아울러 "국정운영에 여러 어려움이 많음에도, 특히 선거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도 소폭이지만 전기요금 인상 결단 내려준 정부 측에 고마움을 표한다"고 했다.
김 사장은 이어 한전의 추가 자구책을 설명하면서 "제2의 창사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심사숙고 끝에 인재교육의 요람인 서울 노원구 공릉동 인재개발원 등의 매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전은 이날 산업용 대용량 전기요금을 오는 9일부터 kWh(킬로와트시)당 평균 10.6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지난 5월 자구안 발표에 이어 인재개발원 부지와 한전KDN 지분 20%, 필리핀 태양광 사업 지분 38% 전량 등 자산 매각을 통해 총 1조원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인력을 효율화하겠다는 내용의 추가 자구책을 내놨다.
김 사장은 해외 자산 추가 매각 여부에 대해서는 "지분이 과다한 해외사업이나 화석연료 관련 사업을 주로 매각했고, 다른 여러 발전 사업은 현지 투자자들과 옵션 등으로 묶여서 팔려 해도 팔 수 없는 것들"이라며 "더는 해외사업 부문에서 매각할 여지가 없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력 감축으로 인해 안전 문제나 전문성 저하 등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해선 "자동화나 모바일·무인화 등을 통한 인력 감축"이라며 "아무리 회사가 어려워도 (신규) 기술 인력은 계속 충당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경성 산업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산업용 대용량 전기요금 인상으로 대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인상 대상이 된 기업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커 부담할 능력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강 차관은 "그동안 대기업들이 값싼 전기를 대량으로 사용한 혜택을 누려왔다"며 "기업들이 충분히 경영효율이나 에너지효율을 높여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산업부는 이날 가스요금은 동결한다고 밝혔다.
작년부터 총 5차례 걸쳐 요금을 45.8% 인상해 국민 부담이 매우 커진 점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강 차관은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이나 재무구조를 면밀히 보면서 앞으로 종합적으로 인상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 차관은 한전의 추가 자구책에 대해서는 "자산 매각에 집중되다 보니 (매각) 일정이 지연되는 측면이 있고, 노조와의 협의가 미진한 부분이 있다"며 "새로운 사장과 경영진, 전체 직원이 국민적 부담에 같이 동참하는 차원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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