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콘크리트는 전문건설 사업자가 시공해야…현실 간과"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서울시 발주 공공건설 공사를 할 때 핵심 시공은 하도급 업체가 아닌 원도급사가 하도록 한 '서울형 건설혁신 대책'에 대해 전문건설업계가 부실시공을 양산하는 정책이라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대한전문건설협회는 8일 입장 자료를 내고 전날 서울시가 발표한 정책은 하도급 전문건설업을 말살하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몇몇 불법 하도급 사례를 이유로 이번 대책을 발표함으로써 전문분야에 대한 하도급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도록 조장했다는 점에서다.
협회 측은 직접 시공 경험이 적고 관리 위주의 역할을 담당하는 원도급 종합건설업체에 직접 시공하라고 하는 것은 건설산업기본법에서 건설공사 도급 규모에 따라 규정한 직접시공비율 취지를 간과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원도급을 할 수 없는 전문건설업에 대해 하도급 공사 수주를 제한할 경우 시공할 수 있는 공사 자체가 없어지는 문제가 생긴다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철근, 콘크리트 등 주요 공종은 해당 분야에서 오랜 전문지식과 기술을 보유하고, 필요한 장비와 인력을 갖춘 전문건설사업자가 시공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앞서 서울시는 공공 건설 분야에서는 안전과 연관된 핵심 공정의 시공을 원도급사가 직접 맡도록 의무화하는 대책을 발표했는데 철근, 콘크리트 등이 이런 핵심 공정에 해당한다.
협회는 또 직접 시공을 확대하려면 하도급 전문건설업이 원도급 공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을 우선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건설업은 시공범위가 시설물의 일부로 한정돼 원도급 참여 방법이 없어 하도급 공사를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종합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가 함께 공동 도급할 수 있는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도'를 우선 확대 시행하고, 발주자가 주요 공종을 직접 관리할 수 있도록 분리발주를 통해 발주자의 감독 아래 전문건설업이 원도급으로 직접 시공토록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가 문제 삼는 하도급의 품질이나 안전관리 우려 등의 문제는 실공사비 하락이 주요 원인이므로 이를 방지할 수 있도록 하도급 적정성 심사의 하도급률을 82%에서 9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현재 공공 공사에선 '하도급률 82%'라는 하한선을 두고 이에 못 미치면 적정성 심사를 받도록 해 낙찰금액이 이 선에 맞춰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협회는 "수십년간 고정된 적격심사 낙찰률도 90% 이상으로 높여 공사비 부족으로 인한 하도급 금액 감액 요인을 저감시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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