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부 장관 "전기차 배터리 생산·수소차 제조 투자 검토"
전기차 공장 유치도 적극 모색…인재 유치 작업도 병행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전기차 생산에 이어 전기차용 배터리 분야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가 경제를 다각화하고 자동차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들을 모색하는 가운데 나왔다.
사우디 투자부 장관인 칼리드 알 팔레는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자동차 제조 기반 구축 계획의 다음 단계로 전기차 배터리 생산과 수소차 제조에 투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 팔레 장관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다음으로는 공급망"이라며 사우디로서는 "전기차 배터리가 핵심 공급망 구축의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석유 의존에서 탈피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 7년이 지났지만, 성과는 뚜렷하지 않다. 수출의 90% 이상을 여전히 석유와 관련 제품이 차지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제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재생에너지와 함께 배터리와 관련된 광물 채굴도 겨냥하고 있다.
이미 2030년까지 전기차 50만대 생산 목표도 세웠다.
지난 6월에는 중국 전기차 업체 화런윈퉁(華人運通·Human Horizons)과 차량 개발 및 제조, 판매 협력을 위해 56억달러(7조3천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기도 했다.
또 사우디는 전기차 생산시설을 자국 내에 세우기 위해 테슬라 측과 논의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9월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부인했다.
사우디는 자동차 산업이 초기 단계인 만큼 공급업체 네트워크 구축에도 나서, 이탈리아 타이어 업체 피렐리 SpA와 5억5천만달러(7천200억원) 상당의 공장을 짓기로 합의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타이어는 미국 전기차 업체 루시드 그룹, 사우디 서부 해안에 공장 건설을 계획 중인 현대차 등에 납품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사우디는 해외 인재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국영 기관들에 대해 내년 1월까지 자국 내에 지역본부를 두지 않는 외국 기업과는 사업하는 것을 제한하고 나섰다.
이를 통해 160개 글로벌 기업이 올해 말까지 사우디에서 중동 내 사업을 하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알 팔레 장관은 인터뷰에서 지역본부 설립 시 제공되는 특별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기업들이 현재 180개에 이른다며 "주당 10개 회사가 추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덩달아 사우디는 이날 외국인직접투자(FDI) 추정치를 크게 상향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충돌에 따른 투자 흐름 중단 가능성과 관련, 우려하지 않는다며 "사람들은 사우디가 투자하기에 최적지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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