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지도자 "당신네 함대 위해 준비된 것 있다" 발언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편을 들어 이스라엘을 공격해 온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중동에 전개된 미국 항모전단을 위협할 수 있는 러시아제 최신 대함 미사일을 보유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8일(현지시간) 헤즈볼라의 무기 보유 상황에 밝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10여년간 헤즈볼라의 대함 미사일 전력이 크게 강화돼왔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헤즈볼라가 보유한 대함무기엔) 야혼트가 있고, 그외에 다른 것들도 있다"고 말했다.
헤즈볼라는 2006년 이스라엘과 무력 충돌이 벌어졌을 때도 해안 가까이 접근한 이스라엘 해군 초계함을 이란에서 들여온 대함 미사일로 대파시킨 전적이 있다.
당시 쓰였던 무기는 이란이 복제한 중국제 대함 미사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후에는 시리아 내전에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편을 들어 참전하면서 시리아로부터 러시아제 야혼트 대함미사일을 건네받았다는 것이다.
야혼트 미사일은 러시아제 P-800 오닉스 미사일의 수출형이다.
최대 사거리는 300㎞이고 레이더를 피해 해수면에 붙어 저공비행할 경우 120㎞ 바깥의 목표물을 시속 3천㎞의 속도로 타격할 수 있다.
헤즈볼라는 해당 무기를 보유 중이라고 밝힌 적이 없지만, 실제로 이들이 야혼트 미사일을 손에 넣었다면 현재 지중해 동부 이스라엘 연근해에 머무는 제럴드 포드함을 위시한 미국 항모전단이 사정거리에 들어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로이터가 취재한 소식통은 헤즈볼라가 이 무기를 쓴다면 이번 분쟁이 대규모의 역내 전쟁으로 확전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는 지난 3일 연설에서 미국 항모전단의 지중해 배치를 비난하며 "우리는 우리를 위협하는 당신들의 함대를 위해 준비된 것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미국 전·현직 당국자들도 헤즈볼라가 대함 미사일을 비롯해 상당한 수준의 무기를 비축해 온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헤즈볼라가 야혼트 미사일을 보유했는지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당국자는 없었지만, 최근 이스라엘 인근에 배치된 미군 함정들은 대함 미사일 방어를 위한 수단을 갖춘 상태라고 귀띔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한편, 헤즈볼라의 2인자인 나임 카셈은 이날 영국 BBC 방송 인터뷰에서 "역내에서 매우 심각하고 위험한 전개가 발생할 수 있으며, 누구도 이로 인해 초래될 영향을 멈출 수 없을 것"이라고 확전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끔찍한 방식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고 말했고, 지난달 7일 하마스가 먼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한 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영토를 점령한 데 따른 불가피한 대응이라는 입장을 보였다고 BBC는 전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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