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물 금리 다시 5% 넘어…1일 이후 처음
10년물 4.624%, 30년물 4.781%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의 다소 매파적인 발언과 미국 재무부의 30년 만기 국채 입찰이 부진했다는 소식에 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국채금리가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3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이날 12.6bp(1bp=0.01%포인트) 오른 연 4.781%에 거래됐다. 10년물 국채금리도 14bp가량 올라 연 4.624%를 기록했다.
2년물 국채금리는 10bp가량 상승해 연 5%를 넘어섰다. 2년물 금리가 5%를 넘어선 것은 지난 1일 이후 처음이다.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오후 국제통화기금(IMF) 콘퍼런스에서 필요시 추가 긴축을 단행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
그는 토론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기에 충분할 만큼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우리가 그런 정책 기조를 달성했는지는 자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정책을 더 긴축적으로 펴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추가 긴축 가능성도 열어뒀다.
월가에서는 파월 의장이 8일 전 발언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이 끝났다고 시사한 것으로 해석해왔기 때문에 이날 발언은 완화적 입장을 기대한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JP모건 체이스 앤 코의 마이클 페로리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 지난주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가 끝났다는 확신을 갖게 된 시장의 기대에 비하면 매파적인 것으로 읽힌다"고 평가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파월의 발언 이후 연준이 금리를 내년 1월에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23%로 전날의 16%에서 크게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내년 6월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60%로, 전날의 70%를 웃돌았던 데서 하락했다.
이날 미국 재무부는 30년물 국채 입찰에 나섰으나 예상보다 적은 수요에 발행금리도 이전보다 0.051%포인트 높은 연 4.769%로 결정되면서 시장 금리를 밀어 올렸다.
수요의 척도로 볼 수 있는 응찰률도 2.24 배로 거의 2년 만에 가장 약했다. 10월 경매 때는 2.35, 평균은 2.39였다.
분석가들은 이번 경매에 대해 "끔찍하고, 형편없었다"고 묘사했다.
국채 수요의 약세는 투자심리에 부담을 주며 시장이 새로운 부채를 흡수할 수 있는가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트레이더들은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약간 높게 평가하면서도 내년 7월 이전에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데 베팅하기도 했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는 파월 의장의 "더 엄격한 어조"가 통화정책의 추가 완화에 반대하고 금리 인하 기대감을 억제하며 필요한 경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려는 노력이라고 해석했다.
구하는 "정책 시그널의 실질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지 않는다"면서 "12월에 금리 인상을 다시 추진하려는 진지한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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