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슬람단체 "10·7 이후 한달새 1천283건 보고"
"작년엔 줄었다가 다시 늘어…전쟁 영향"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발발 이후 한 달 새 미국에서 반(反)아랍·이슬람 혐오 사건이 급증했다고 미 최대 무슬림단체 미·이슬람관계위원회(CAIR)가 밝혔다.
CAIR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달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이달 4일까지 약 한 달간 '도움 요청'과 '편견 신고' 총 1천283건을 받았다고 밝혔다.
같은 내용으로 평균 29일간 406건을 접수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3배 수준으로, 216%나 늘었다.
이는 2015년 당시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무슬림의 입국 금지를 요구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로, 현재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폭력이 미국 내 반아랍·이슬람 혐오 사건 급증에 영향을 줬다고 코리 세일러 CAIR 이사는 말했다.
CAIR는 미 전역 각 지부에서 보고된 반아랍·이슬람 혐오 사건을 취합, 모니터링하고 있다.
CAIR는 지난해 반아랍·이슬람 혐오 사건이 1990년대에 집계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었다는 점을 근거로 올해 초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지난해 보고된 사건은 총 5천156건으로, 전년(6천720건)에 비하면 23% 적다.
그러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후 다시 반아랍·이슬람 혐오 사건이 급격히 늘면서 기존 전망은 어긋나게 됐다.
CAIR는 지난 4월 보고서에서 "1년간 (반아랍·이슬람 혐오) 사건이 줄었다 해도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라 희미한 희망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감소세를 지키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CAIR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중재 노력을 촉구했다.
아울러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9·11 테러 이후 이슬람 혐오가 커지자 이슬람 사원을 방문했다는 것을 언급하며 바이든 대통령도 반이슬람 정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세일러 이사는 "정치인, 기업, 언론, 시민단체를 포함해 모든 미국인이 편견의 증가를 끝내는 데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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