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대포공격' 있었던 남중국해 암초…中해경 "필리핀 보급·해경선 진입"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필리핀이 지난 8월 영유권 분쟁으로 중국 측의 물대포 공격이 발생한 남중국해 암초 기지에 재차 보급선을 보냈다.
간위 중국 해경 대변인은 10일 소셜미디어(SNS) 공식 계정을 통해 이날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南沙群島>)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仁愛礁>·필리핀명 아융인)에 "필리핀의 소형 보급선 2척과 해경선 3척이 중국 정부의 허락 없이 진입했다"고 밝혔다.
간 대변인은 "중국 해경은 법에 따라 필리핀 선박에 대해 추적·감시와 모니터링 조치를 취했다"며 "필리핀의 식품 등 생활필수물자 운송에는 임시 특별 조치(진입 허용)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런아이 암초를 포함한 난사군도 및 부근 해역에 논쟁의 여지가 없는 주권을 보유하고 있다"며 "필리핀의 행동은 중국의 영토 주권을 침해한 것으로 '남중국해 각 당사자 행위 선언'과 스스로의 약속을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필리핀이 즉시 권리 침해 행위를 중지하기를 촉구한다"며 "중국 해경은 법에 따라 중국 관할 해역에서 지속적으로 권리 수호 법 집행 활동을 전개하고, 국가 주권과 해양 권익을 굳게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스프래틀리 군도를 포함한 남중국해의 90%가 자국 해역이라고 주장해왔다. 이런 주장을 기각한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PCA) 판결에도 불구하고 계속 영유권을 고집하면서 필리핀 등 인근 국가와 마찰을 빚는 상황이다.
필리핀은 1999년 토마스 암초에 좌초한 자국 군함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10명 안팎의 해병대원을 상주시키고 있다. 반면 중국은 필리핀이 불법으로 암초를 점거해 영구 점령을 꾀하고 있다며 군함을 예인할 것을 요구해왔다.
지난 8월 5일 중국 해경은 필리핀 군함에 보급품 등을 전달하려던 필리핀 해경선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해 논란이 일었다.
중국은 같은 달 22일 필리핀 해경의 생필품 운송은 허용했지만 지난 9월에는 군함 수리를 위해 보급품을 전달하려던 필리핀 보급선의 접근은 차단했다.
필리핀은 지난달 22일에도 건축 자재를 실은 보급선을 보냈고, 중국 해경이 운반을 막으면서 양국 선박이 서로 충돌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미국 국무부는 선박 충돌 당일 성명에서 중국이 "위험하고 불법적인 행동"으로 필리핀의 항해의 자유권 행사를 고의로 방해했다면서 "미국은 동맹 필리핀과 함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남중국해 어디서든 필리핀의 군, 민간 선박과 항공기, 해경이 공격받으면 1951년 미·필리핀 상호방위조약 4조의 상호방위공약을 적용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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