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스라엘 시간 별로 없어"…국제사회 팔 동정론 확산 경고

입력 2023-11-10 16:30  

美 "이스라엘 시간 별로 없어"…국제사회 팔 동정론 확산 경고
합참의장 "전쟁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어려워 질 것"
美관리, 이스라엘 '민간인 우선 보호하나' 의심 품기도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미국 당국자들은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소탕하기 위해 가자지구에서 작전을 펼칠 시간이 무작정 길다고 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길고 어려운 전쟁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등 이스라엘은 장기전 가능성을 언급해왔지만 국제사회 여론 등을 감안할 때 전쟁을 오랫동안 지속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여러 당국자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작전을 수행하는데 시간이 제한적이라며 그 이유로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망자 급증에 대한 아랍국가들의 분노와 미국의 불만을 제시했다.
또 미국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이 길어질수록 확전을 초래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며 하마스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강력한 대응이 세계적으로 팔레스타인 대의에 대한 동정론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지난달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1천400여명을 살해하고 인질로 200여명을 납치한 뒤 이스라엘은 '하마스 해체'를 공언하며 가자지구에 대대적인 공습을 가한 데 이어 지난달 하순부터 가자지구에 지상전을 투입했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격에 따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사망자는 한 달 만에 1만명을 넘었고 이들 중 어린이가 4천여명이나 된다.
이에 따라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는 이스라엘의 민간인 살해를 비판하는 분위기가 커졌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국가로 공존한다는 이른바 '2국가 해법'이 대안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케네스 매켄지 전 미국 중부사령관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서 시간이 변수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작전을 펴는데 ▲ 하마스 해체 ▲ 민간인 사상자 최소화 ▲ 이스라엘군 병력의 위험 관리 ▲ 인질 석방 ▲ 확전 방지 등 5가지 주요 목표를 자체 설정했고 대다수를 달성하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스라엘의 작전은 매우 신중하지만 전략적으로 시간이 반드시 이스라엘 편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NYT는 매켄지의 언급과 관련해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상자 증가로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론이 커지면서 이스라엘군이 가능한 한 빨리 하마스에 타격을 입혀야 한다는 압박을 준다고 해석했다.
앞서 찰스 브라운 미국 합참의장은 지난 9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과 관련해 "이 전쟁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브라운 의장은 대규모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망으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하마스에 합류할 수 있다고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면서 "이것이 우리가 시간에 대해서 말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지휘관들은 가자지구 작전에서 팔레스타인 민간인과 인질들의 안전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미국의 일부 전·현직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실제로 민간인 안전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지 의심하고 있다고 NYT가 전했다.
이스라엘이 지난달 31일 가자지구의 자발리야 난민촌을 공습해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았는데 그 하루 전날 브라운 의장이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과 통화에서 공습시 민간인들의 위험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었다고 한 미국 당국자가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군사작전을 할 때 민간인 피해를 줄이도록 소형 폭탄 사용도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이번 전쟁으로 하마스 지휘관들이 죽더라도 이스라엘에 맞서는 팔레스타인인들이 계속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스라엘의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 수장이었던 야코브 페리는 "우리는 4년이나 5년 후 그들(하마스 지휘관들)의 아들과 싸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NYT가 보도했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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