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바이든 만나 '발리 합의' 강조하나…경제 외교도 주목

입력 2023-11-10 22:05  

시진핑, 바이든 만나 '발리 합의' 강조하나…경제 외교도 주목
대만·남중국해 등 美에 '약속 준수' 요구 전망…'두 개의 전쟁'은 간극 좁히기 난망
군사대화 복원 공감대 예상…디커플링 중단 요구·美기업인 만찬, 경제 살리기 외교



(베이징·서울=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홍제성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1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미 정부가 밝히면서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어떤 메시지를 발신할지 주목된다.
미국 측은 사실상 양국 정상회담을 기정사실화했던 반면, 중국 측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왔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중국이 미국에 요구하는 부분이 적지 않고, 이에 대해 미국이 '성의'를 보이겠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과 지난해 발리 APEC 정상회의 이후 약 1년 만에 대면하는 자리에서 우선 '미중 관계'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양국 관계 안정화를 위한 논의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지난달 9일 중국을 방문한 미국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일행을 만나 "중미 관계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관계"라면서 "중미 관계를 개선해야 할 이유가 1천 가지가 있지만 양국 관계를 망칠 이유는 하나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이처럼 중요한 미중 관계를 악화시키지 않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미국의 '성의 있는 조치'가 먼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이행하라고 주장하면서 중국을 향한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 시도를 중단하고 동맹강화를 통해 반(反)중국을 추구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발신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이는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진행된 양국 정상회담의 합의사항에 포함된 것으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셰평 주미 중국대사 등 외교 부문 주요 인사들이 최근 들어 지속해 강조한 사안이다.
시 주석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 및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 평화적인 해결을 촉구하면서 미국에 대해 '합리적인 강대국의 역할'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우크라 전쟁과 관련해서는 미국이 서방과 연대해 중국의 친(親) 러시아 행보를 비판하며 각종 제재를 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해서는 친 이스라엘 기조로 일관하는 미국식 접근법 보다는 중국이 제시해 온 '두 국가 방안'을 앞세워 유엔 등 국제사회가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내세울 것으로 점쳐진다.
지구촌을 흔드는 '두 개의 전쟁'에 대해서는 양국 입장의 간극이 너무 큰 만큼 쉽사리 접점을 찾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다만 양국 모두 '관리 가능한 경쟁' 필요성에 공감하는 만큼, 시 주석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군 당국 간 핫라인 등 군사 소통 채널 구축에는 의견을 모을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미국 제재 대상' 리상푸 국방부장이 지난달 경질된 것은 군사 대화 복원에 대한 시 주석의 의지로 해석될 수도 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도 8일(현지시간)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양 정상이 정상회담에서 군사 대화 재개를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상푸 경질에 즈음해 왕이 부장이 지난달 워싱턴DC를 방문했을 당시 중국이 군사 대화를 재개할 준비가 됐음을 미국 측에 시사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은 이번 방미 기간 내수 부진과 부동산 위기 등으로 인해 침체된 중국 경제를 살리기 위한 경제외교에도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올해 들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기력이 떨어진 경제의 동력을 살리기 위해 진력해 왔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각종 부양책과 유동성 공급에 나섰음에도 소비심리 위축과 부동산 경기 침체, 제조업 부진 등으로 인해 경제회복 동력이 약해지는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달러화 패권을 쥔 채 중국을 상대로 첨단 기술 접근을 막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과 함께 서방 기업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디커플링 시도 중단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 시 주석은 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미국 기업 대표들과 만찬을 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만찬에는 미국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해 수백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경제수장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지난 9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과 샌프란시스코에서 회담을 갖고 양국간 경제 투자 현안을 논의했다.
미국의 수출통제와 중국의 무역 관행 등에 초점이 맞춰진 두 사람간의 회담은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 분야의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정지작업 차원으로 볼 수 있다.
xing@yna.co.kr
j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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