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경찰 아들 포함…대통령궁·기차역 등 30여곳 폭파 위협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자신들을 '변태 마피아'로 칭한 협박범들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집무실 및 대선후보 캠프 등에 대한 테러를 예고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아르헨티나 연방 경찰은 10일(현지시간) 협박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전직 경찰 아들인 막시밀리아노 마르티네스(18) 등 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22일 대선 본선 투표일 등에 긴급 신고번호(911)로 전화를 걸어 카사 로사다(대통령 집무실)와 국회, 선거관리위원회 등을 상대로 폭탄 테러를 하겠다고 예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마르티네스 등은 또 여당 대선 후보인 세르히오 마사 선거 사무실을 비롯해 부에노스아이레스 콘스티투시온 기차역과 판사 집무실 등지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취지로 30여 건의 테러 위협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텔람 통신에서 공개한 일부 911 전화 내용을 보면 남성 목소리로 들리는 신고자가 "우리는 테러리스트 그룹"이라며 주요 시설물에서 폭탄이 터질 수 있다고 암시하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전화 후 실제 아르헨티나 군·경은 주변 도로를 통제하거나 역사 내 기차 진출입을 막고서 폭발물 수색 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경찰은 협박범들이 통신회사 이용자 정보를 해킹한 뒤 공공 와이파이를 이용해 911에 전화를 거는 등 수사망을 교묘히 피하려 했다고 전했다.
라나시온과 클라린 등 현지 일간지는 전날 밤 체포된 마르티네스가 경찰에 "우리는 변태 마피아(마피아 헨타이)"라고 말한 뒤 일본어를 쓰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또 피의자 중 일부가 야당 대선 후보인 하비에르 밀레이 지지 성향을 드러내는 활동을 했다는 정황이 드러나, 경찰이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을 살피고 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현지 소셜미디어에서는 마피아 이름을 두고 조롱조로 희화화하는 게시물이나 19일 결선 투표를 앞둔 양 후보 지지자끼리 서로 비방하는 글 등이 잇따라 공유되기도 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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