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민간인 폭격 정당화 안 돼…휴전 외 다른 해결책 없어"
바이든, 오만 술탄과 가자지구 민간인 보호 중요성 논의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전쟁중인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공습과 지상전을 강화하면서 민간인 피해가 연일 크게 늘어나자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민간인을 보호하라며 이스라엘을 압박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폭격을 중단하고 휴전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엘리제궁에서 한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휴전이 이스라엘에도 도움이 될 것이며 이스라엘의 폭격이 "정당성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상 현재 민간인들이 폭격당하고 있다. 아기들, 여성들, 노인들이 폭격당해 죽고 있다"며 "그럴 이유도 없고 정당성도 없다. 따라서 우리는 이스라엘에 중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이스라엘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테러리즘을 없애려는 그들의 의지도 공유한다"면서도 가자지구의 민간인 폭격은 "정당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이므로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해서도 모든 생명이 소중하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날 파리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의 주최로 서방과 아랍국가, 국제기구, 비정부기구 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가자지구 사태를 논의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아랍 진영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구체적인 해법이 나오지는 못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회의에 대해 "참석한 모든 정부와 기관의 분명한 결론은 인도주의적 중단, 휴전으로 가는 것 외에 다른 해결책은 없다"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테러리스트와는 관련이 없는 모든 민간인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 등 다른 서방 국가들도 휴전 촉구 움직임에 동참하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마크롱 대통령은 "그러길 바란다"고 했다.
다만 그는 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나는 판사가 아니라 국가 원수"라며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지 불과 한 달 만에 "파트너이자 친구"인 이스라엘을 이런 식으로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자국을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이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폭격이라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는 "분쟁을 장기화할 분노와 나쁜 감정을 만들고 있다"고 부연했다.
마크롱 대통령 외에도 서방 국가들도 이스라엘을 향해 민간인을 보호하라고 촉구하고 있다.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하이삼 빈 타리크 오만 술탄과 가자지구 민간인 보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백악관은 "이스라엘이 지난달 7일 발생한 하마스의 극악무도한 테러 공격에 대응함에 있어, 인도주의적 접근과 국제 인도법에 따른 민간인 보호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중동 및 인도·태평양 국가들을 순방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너무 많은 팔레스타인인이 죽고 고통받았다"며 "민간인을 보호하고, 인도적 지원이 그들에게 닿도록 하기 위해 훨씬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그들의 피해를 막고 그들에게 갈 지원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하길 원한다"며 "우리는 그 목적을 진전시키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조치를 이스라엘과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이스라엘은 민간인들의 교전 지역 탈출을 돕기 위해 매일 4시간씩 가자지구 북부에서 교전을 중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번 교전 중지가 휴전이 아니며 "인질들이 석방되지 않고서는 휴전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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