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들, 정부 제시 56% 인상안에 "더 올려달라"며 시위 지속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방글라데시에서 의류 부문 노동자들이 정부의 월 최저임금 56% 인상안에 불복, 추가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지속하는 가운데 셰이크 하시나 총리가 추가 인상 요구를 거부했다.
1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하시나 총리는 지난 9일 저녁 수도 다카에서 열린 여당 아와미연맹(AL)의 집회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의류 노동자들은 인상된 임금이 어느 수준이든지 간에 (받아들이고) 일해야 한다"며 추가 인상 거부의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그들(노동자들)이 누군가의 선동에 거리로 나가 시위를 (계속)하면 일자리와 직장을 잃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방글라데시 최저임금위원회는 의류 노동자의 임금인상 요구 시위가 격렬하게 이어지자 지난 7일 월 최저임금을 1만2천500타카(약 15만원)로 56.25% 올려 다음 달 1일 자로 적용한다는 인상안을 발표했다. 월 최저임금은 매년 5%씩 인상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5년 만에 올린 이 같은 인상 폭으로는 오른 물가 때문에 살아가기 힘들다며 현재의 세 배에 가까운 2만3천타카로 올려 달라고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하시나 총리는 연설에서 노조 지도자들은 인상 폭이 상대적으로 작다고 하지만 공무원 임금인상 폭보다 더 크다고 말했다.
한 노조 지도자는 익명을 전제로 AFP통신에 하시나 총리의 연설은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면서 이 연설은 경찰에게 시위를 더 강경하게 진압하라고 허가해준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2주 가까이 진행된 시위과정에서 노동자 3명이 경찰과의 충돌과정에서 사망했다.
경찰은 일부 노조 간부들을 포함해 시위 참가자 100여명을 폭력 및 공장 기물 파손 혐의로 체포했다.
한편 방글라데시산 의료제품 최대 구매국 가운데 하나인 미국은 의류 노동자들에 대한 방글라데시 당국의 폭력적 진압을 비판하면서 노동자들과 가족이 직면한 경제적 압박을 해소할 수 있는 수준의 임금인상을 해줄 것을 당국에 촉구하고 있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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