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서 30만명 이상 시위 참여…프랑스·독일·스페인·브뤼셀에서도 집회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자지구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 곳곳에서는 주말을 맞아 휴전을 촉구하는 시위가 잇따랐다.
대부분의 시위는 평화롭게 진행됐지만, 시위 참가자가 30만명 이상이었던 영국에서는 극우단체 등이 경찰과 시위대를 기습하는 일이 발생해 120여명이 체포됐다.
12일(현지시간) AP,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현충일이었던 11일 런던에서는 경찰 추산 30여만명 규모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긴장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시위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휴전할 것을 요구하며 하이드파크에서 출발해 남쪽 템스강 건너 미국 대사관으로 행진했다. 선두부터 끝까지 행진 길이는 4㎞에 달했다.
이날 시위는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한 이후 네번째로 열린 것으로, 주최 측은 80만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시위는 대체로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됐으나, 아침부터 수백명 규모의 반대 시위대가 등장해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를 향해 기습을 시도하고, 도심 차이나타운 지역에서 병을 던지는 등 폭력을 행사하면서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발표한 성명에서 현재까지 126명을 체포했으며, 이들 대다수는 수백명 규모의 반대 시위대를 구성한 우파 시위대였고 축구 훌리건도 있었다고 밝혔다.
프랑스 파리에서도 "가자에서의 학살을 멈추라"는 구호 아래 수천 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마르세유, 툴루즈, 렌, 보르도 등 다른 도시에서도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개최된 가운데, 리옹에서는 극우단체가 팔레스타인 행사에 난입하려다 폭력을 행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가자지구에서 정기적으로 일하는 외과 의사의 책을 홍보하는 행사가 극우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아 최소 3명이 경상을 입었다.
극우단체는 경찰봉으로 무장하고 행사장으로 들어가는 문을 부수려 했지만 진입하지는 못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1차 세계대전을 끝낸 정전협정 체결을 기념하는 '정전의 날'에 열린 시위에 2만명이 모였다.
시위자들은 "팔레스타인에 자유를", "대량학살을 멈추라"는 구호를 외쳤으며, 일부는 유럽연합(EU)이 팔레스타인의 생명과 권리를 희생시키면서 이스라엘을 편을 들고 있다면서 "EU, 부끄러운 줄 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독일 베를린과 뮌헨 등지에서도 각각 수천 명이 모여 휴전을 촉구했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서부 도시인 부퍼탈에서는 2천여명이 친팔레스타인 집회를 연 가운데, 100여명은 친이스라엘 시위를 벌였다.
독일에서는 홀로코스트라는 역사적 죄책감 때문에 이스라엘에 항의하는 시위를 반유대주의로 간주해 규제하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바르셀로나의 주요 기차역인 에스타시오 데 프란시아 기차역에서 이스라엘의 군사행동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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