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서 신차·중고차 대부분 들여와…서방 제재에 자동차 생산 차질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 제재로 자동차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러시아가 올해 들어 작년보다 3배 가까이 많은 외국산 승용차를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베도모스티에 따르면 러시아 분석업체 '오토스탯' 등은 지난 1~10월 러시아가 수입한 승용차는 모두 88만9천4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수입된 전체 승용차 가운데 신차는 61%가량인 54만6천800대, 중고차는 약 39%인 34만2천600대로 각각 집계됐다.
올해 러시아에 들어온 새 승용차의 경우 약 80%가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중국에서 수입됐다.
러시아에서는 중국 자동차 브랜드 가운데 체리, 창안, 오모다, 지리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차 브랜드 체리가 지난 10개월 동안 러시아에서 판매한 자동차는 9만4천284대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6배 늘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 후 미국, 유럽, 일본의 자동차 회사들이 떠난 러시아 시장에 활발히 진출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이 매체는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아르메니아, 아랍에미리트(UAE) 등도 러시아의 새 승용차 수입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러시아가 수입한 전체 중고 승용차의 절반이 넘는 54%는 일본산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벨라루스·한국·독일 등도 수출국 명단에 올랐다.
러시아에서는 지난 8월 일본의 대러시아 자동차 수출 규제 강화 이후 일본산 자동차 수입이 잠시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극동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세관에 따르면 하루에 1천 대 이상 수입됐던 일본산 자동차 수는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 이후 하루 평균 200~300대 규모로 감소했다.
하지만 이러한 수치는 다시 증가하기 시작해 현재 하루 평균 400~500대의 일본산 자동차가 블라디보스토크항구를 통해 러시아로 들어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8월 9일부터 배기량이 1천900㏄가 넘는 가솔린·디젤 신차 및 중고차와 모든 하이브리드·전기차를 러시아로 수출하는 것을 금지했다.
러시아 현지에서는 올 한 해 러시아로 수입되는 외국산 신규 및 중고 승용차는 모두 110만대가량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내년부터는 러시아 내 자동차 생산이 늘어 수입량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내다본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후 러시아 자동차 업체들은 서방 제재로 부품 조달 등에 어려움을 겪으며 자동차 생산에 차질을 빚어왔다.
이런 까닭에 올해 상반기 동안 러시아 자동차 업체들이 생산한 승용차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 감소한 19만7천대로 집계됐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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