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미중 정상회담 준비·경제 회생책 모색으로 지연"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지도부가 정책 우선순위와 방향을 제시할 제20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 전회)가 빨라야 다음 달 초에 열릴 것으로 보이며 내년 초로 연기될 수도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 전망했다.
SCMP는 오는 15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 준비와 둔화하는 경제의 회생책 모색으로 3중 전회가 지연되는 것으로 전문가들이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지난달 말 당 중앙정치국의 월간 회의에서 3중 전회 일정이 발표되지 않으면서 올해 3중 전회가 평소보다 늦게 개최될 것이라는 신호가 분명해졌으며, 이달 말 중앙정치국 월간 회의에서 일정을 발표할 경우 일러야 다음 달 초 3중 전회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자체 분석 결과, 1978년 이후 3중 전회는 2018년을 제외하고는 10월이나 11월 초에 열렸다고 전했다.
직전 19기 3중 전회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을 위한 헌법 개정을 위해 2018년 2월 말에 열렸다.
중앙정치국은 중국 공산당의 정책을 이끄는 24명으로 구성된 핵심 권력기관으로, 그간 3중 전회 일정을 개최 직전에 발표해왔다.
3중 전회는 공산당 정국대표대회(당대회)가 신임 중앙위원회를 구성한 이듬해 10∼11월 5년에 한번씩 열린다.
중앙위원회는 5년마다 열리는 당대회 사이에 7차례 전체회의를 개최하는데, 그중 3번째 회의인 3중 전회에서 신임 지도부의 주요 경제 정책 방향을 결정해 특히 이목이 집중됐다.
1978년 덩샤오핑은 3중 전회에서 중국의 개혁·개방 노선을 발표했고, 2013년 3중 전회에서는 여러 시장 중심 개혁 정책이 도입됐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한 정치학자는 3중 전회의 연기는 국내외적으로 적절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SCMP에 "시 주석도 종종 회의 개최에 매우 유연함을 보이고 있다"며 "필요에 따라 회의를 개최하고, 모든 면에서 준비가 이뤄지기 전에 서두르지 않으며, 다른 중요한 문제들이 그로 인해 지연되지 않도록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제 설정 같은 문제를 포함해 3중 전회 개최를 위해서는 기술적, 운영적으로 실무선에서 조율해야 하는 많은 사항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올해는 중국 개혁·개방 45주년으로, 3중 전회에서는 그동안의 경험을 정리하고 미래를 위한 새로운 전략을 내놓아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이로 인해 3중 전회가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회의 전인 내년 초까지 연기될 수도 있다고 봤다.
3중 전회의 연기는 또한 친강 전 외교부장과 리상푸 전 국방부장의 낙마 등 예상하지 못한 고위직의 인선 변화에 이은 것이라고 SCMP는 지적했다.
중국 당국은 아직까지 두 사람의 해임에 관해 설명하지 않고 있는데, 둘은 여전히 중앙위원회 위원으로는 남아있다.
당 헌법에 따르면 중앙위원회 위원에 대한 어떠한 징계도 연례 전체회의에서 결정돼야 한다.
이런 가운데 CGS-CIMB 증권의 쑹성운 이코노미스트는 3중 전회에서 부동산 분야 등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에 중국 경제를 더욱 뒷받침할 조치들이 발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싱크탱크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닉 마로 분석가는 "놀랄만한 정책 발표는 있을 것 같지 않다. 왜냐하면 그런 목소리들이 대개 무시돼 왔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더 큰 정책 확실성에 대한 신호를 환영하겠지만, 시장을 바꿀 큰 규모의 개혁에 대한 기대에 있어서는 현실적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3중 전회가 올해 개최되지 않는다면 "이는 현 지도부가 기존 정책의 재검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생각을 강화할 것"이라며 "과거 3중 전회들이 경제 개혁에 초점을 맞췄던 것을 고려할 때 이는 결국 투자자들을 실망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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