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애덤스 당시 시장후보, 소방국장 전화해 '허가 내달라' 요청"
임시허가 며칠뒤 에르도안 대통령 행사…FBI, 선거자금 불법모금 수사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에릭 애덤스 미국 뉴욕시장의 2021년 선거자금 불법모금 의혹을 수사 중인 미 연방 수사당국이 튀르키예 총영사관 신축빌딩 사용 허가와 관련해 애덤스 당시 뉴욕시장 후보가 모종의 개입을 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21년 여름 뉴욕시장 선거 민주당 후보였던 애덤스 당시 브루클린 구청장은 대니얼 니그로 뉴욕시 당시 소방국장에게 전화해 맨해튼 튀르키예 총영사관 건물의 사용허가나 최소 임시 사용허가를 내주라고 요청했다.
해당 건물은 준공을 앞두고 있었지만 소방 안전상 이유로 이때까지 사용허가를 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애덤스 당시 후보의 전화 이후 튀르키예 정부는 소방안전상 다수의 결함이 있었음에도 이 건물의 임시 사용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고 NYT는 건축물 기록과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브루클린 구청장이었던 애덤스 당시 후보는 맨해튼 신축 건물 허가와 직무 관련성이 없었지만, 민주당 우세 지역인 뉴욕시에서 민주당 후보로 지목된 만큼 시정에 영향력이 커진 상태였다고 NYT는 분석했다.
임시 사용허가가 내려진 뒤 불과 10일 뒤 튀르키예 정부는 '튀르키예 하우스'로 명명된 이 건물의 오프닝 행사를 열었다.
유엔 연차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이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행사에 들러 이 건물이 튀르키예의 국력 신장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맨해튼 유엔본부 맞은편에 자리 잡은 35층 규모의 튀르키예 하우스는 외교관 주거시설을 비롯해 주유엔 대표부, 총영사관, 전시공간, 기도실 등이 들어선 복합시설로 지어졌다. 튀르키예 정부는 이 건물 건설비로 약 3억달러(약 4천억원)를 들였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애덤스 시장이 2021년 뉴욕시장 선거에서 튀르키예 정부의 자금을 지원받고 그 대가로 인허가와 관련해 모종의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한다.
미국은 외국 정부와 외국 국적자, 외국 단체가 연방 선거를 포함해 각 주(州)나 시 등 지방 선거에 자금을 제공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앞서 FBI는 지난 2일 애덤스 시장의 선거자금 모금 책임자였던 브리아나 석스(25)의 뉴욕시 브루클린 자택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와 노트북, 서류 등을 확보한 데 이어 지난 6일에는 애덤스 시장에게서 휴대전화 2대와 아이패드 1개를 확보한 바 있다.
현직 뉴욕시장을 대상으로 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은 2021년 뉴욕시장 선거 관련 불법 선거자금 모금 의혹 수사가 급속도로 진전을 보이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NY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다만, 이번 수사와 관련해 애덤스 시장은 "가장 높은 윤리적 기준을 지키고 있다"면서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여왔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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