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봉쇄 때처럼 일주일 대비…"전면통제 전에 사둬야"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리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주민들이 생필품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고 미 CBS 방송이 12일(현지시간) 전했다.
도로 곳곳이 통제되고 차단되면서 특히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외출하는 것이 부담되고 있기 때문이다.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회의장인 모스코니센터 인근 노인주택 단지에 사는 알렉산드라 엘비르는 "도로에 차단막이 설치되는 바람에 돌아다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에 의지하는 그는 "당분간 외출을 못 할 것 같다"며 "그래서 생필품을 미리 사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담장 주변 도로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3m 높이의 철제 울타리가 설치됐다. 또 인근 도로에는 차단막이 설치되고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21개 회원국 정상 대부분이 모이는 15∼17일에는 회담장 인근 일대가 전면 통제돼 통행이 더욱 어렵게 된다.
이 때문에 많은 노인이 병원 예약을 재조정하는 등 코로나19 기간 때 겪은 봉쇄처럼 돌아오는 한 주에 대비하고 있다고 CBS 방송은 분위기를 전했다.
모스코니센터 웨스트 건물 맞은편 노인시설에 거주하는 칼빈 페니웰은 "이렇게 (도로가) 폐쇄되는 것은 처음"이라며 "전면 통제가 되기 전에 살 것은 사두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미리 세탁소도 가고 쇼핑도 해둬서 그나마 앞으로 한 주 동안은 괜찮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근 가게들도 정상회의 기간 도로 통제로 문을 닫는 등 영향을 받고 있다. 통행이 어려워지면서 예약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복합 문화공간 예르바 부에나 가든에 있는 한 피자 가게는 거리 폐쇄 계획으로 15∼17일 문을 닫기로 했고, 유명 필리핀 레스토랑도 15∼16일 이틀간 가게를 열지 않기로 했다.
이 피자 가게 매니저 오라치오 에스퀴벨은 "우리 가게는 배달 고객이 절반에 달하는데 주차를 하지 못해서 배달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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