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위험도 수치화…복구 위한 신속·객관적 의사결정 지원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화재, 폭발, 지진 등 각종 재난 발생 시 가스 플랜트 시설물의 안전성을 평가할 수 있는 통합위험관리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건설연 구조연구본부 연구팀이 개발한 이 시스템은 확률론적 알고리즘인 '베이지안 네트워크'와 인공지능(AI) 기법을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 사용하던 외산 프로그램은 특정 사고에 대해서만 독립적으로 위험도를 평가하거나 구조물과 설비 간 상관성을 고려하지 못해 전체 시스템에 대해 평가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새 시스템은 여러 재해 영향 인자 간의 관계를 확률적으로 분석하는 베이지안 네트워크를 활용함으로써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다.
또 AI 기법으로 국내 지역 특성을 반영한 화학물질 확산 피해 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활용해 누출 사고 발생 시 플랜트 외부로 영향을 미치는 범위와 위험도를 산정할 수 있다.
예컨대 지진이 발생해 플랜트 운영이 정지되면 플랜트의 거대한 규모와 복잡한 구조로 모니터링 시스템이 있어도 복구 작업을 위한 의사 결정에 어려움이 발생한다.
그러나 통합위험관리시스템이 갖춰져 있으면 하역, 저장, 기화, 공급, 변전소, 파이프라인 등 각 하위 시스템의 위험도가 수치화돼 복구를 위한 신속하고 객관적인 의사 결정이 가능하다.
지진으로 플랜트 전체 운영이 정지된 뒤 공급의 위험도는 기존 4.7%에서 65.5%로 오르고, 기화의 위험도는 0.03%에서 0.42%로 상승했다면 위험도 증가 폭이 더 큰 공급부터 복구하면 되는 식이다.
건설연은 "재난 발생 시 관리자가 어느 곳부터 우선 보수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데 이런 의사 결정을 지원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스템은 플랜트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로의 확산 위험도도 평가한다.
사고 발생 지점을 중심으로 화학물질 종류, 누출량, 대기조건 등의 변수를 고려해 위험도 수준을 ▲ 불쾌감, 자극을 느끼는 농도인 'PAC-1' ▲ 심각한 건강 손상이 발생하는 농도인 'PAC-2' ▲ 생명의 위협 혹은 사망할 수 있는 농도인 'PAC-3'로 나눠 보여준다.
이를 지도상으로 시각적으로 표현해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김병석 건설연 원장은 "도심지 내 플랜트 설비 및 시설 수요가 확대되면서 안전한 시설물의 유지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개발된 기술을 통해 플랜트산업 전 주기에 영향을 미치는 안전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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