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가 원추 각막(keratoconus)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ADHD는 유달리 주의력이 떨어지고 산만하며 행동이 지나치게 활발하고 충동 조절과 행동 통제가 안 되는 일종의 정신 장애로, 소아 또는 청소년에게 흔히 발생하지만, 요즘엔 성인 환자들도 적지 않다.
각막은 눈의 정면을 덮고 있는 볼록하고 투명한 막으로, 광선을 굴절시켜 망막에 초점을 맺게 하는 창문의 역할과 함께 안구를 보호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원추각막은 각막이 점차 얇아지면서 뾰족하게 돌출하는 진행성 각막 질환으로 시력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한다. 양쪽 눈에 시간 차이를 두고 발생하며 사춘기 전후로 시작되어 천천히 진행되다가, 어느 단계에 이르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스라엘 샤미르 메디컬 센터 안과 전문의 마르가리타 사피르 교수 연구팀이 2011년 1월에서 2021년 12월 사이에 입대한 군인 94만 763명(평균연령 17.56세, 남성 59.3%)을 대상으로 진행된 신체-정신 건강 평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11일 보도했다.
이 중 0.16%인 1천533명이 원추 각막을 가지고 있었다.
원추 각막을 가진 사람은 일반인보다 ADHD 진단율이 5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령, 성별, 교육 수준, 신장, 체중 등 다른 변수들을 고려했어도 이러한 연관성은 여전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원추 각막 발생률은 특히 ADHD 남성에게만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원추 각막을 가진 남성은 ADHD 진단율이 일반인보다 62%, 원추각막 여성은 29% 높았다. 가장 흔한 형태의 각막 확장증인 원추 각막의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은 눈을 반복적으로 비비는 것이다.
이 연구는 습관적으로 눈을 비비는 행동은 살펴보지 않았지만, ADHD는 반복적인 신체 움직임과 연관이 있다.
불안장애, 강박장애(OCD), 자폐증도 반복적으로 눈을 비비는 행동과 연관이 있다는 소규모 연구 결과가 전에 발표된 일이 있으나 이 연구에서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원추 각막 발생률은 불안장애 환자가 0.5%, 강박장애 환자는 0.1%, 자폐증 환자는 0.1%에 지나지 않았다.
원추 각막 치료에는 안경 같은 교정 렌즈와 콘택트렌즈가 사용된다. 진행을 차단하기 위해 콜라겐 섬유의 교차결합을 증가시키는 각막 교차 결합술이 사용된다. 난치성의 경우는 각막 이식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사 협회 저널-안과학'(JAMA Ophthalm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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