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광객 안전 우려 불식"…비판 여론 일자 "합동 순찰은 안해"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태국 정부가 주요 관광도시에 중국 경찰을 배치하기로 했다.
중국 관광객을 안심시키고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조치지만, 이를 두고 '주권 침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13일 현지 매체 네이션과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타빠니 끼얏파이분 태국관광청장은 중국에서 파견된 경찰이 주요 관광지에서 태국 경찰과 합동 순찰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날 밝혔다.
타빠니 청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세타 타위신 총리가 태국을 떠나기에 앞서 방콕 수완나품공항에서 열린 회의 직후 취재진에 이같이 전했다.
이 회의는 태국을 방문하는 외국 관광객의 안전 우려를 불식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타빠니 청장은 "중국 경찰을 배치하는 것은 태국이 안전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을 중국 관광객에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국 경찰이 태국이 안전한 곳이라고 확인해주면 중국 관광객들의 신뢰가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국은 오는 15일 주태국 중국대사관과 중국 경찰 파견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중국 경찰을 배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태국에서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네티즌들은 독립 국가인 태국 영토에서 왜 중국 경찰이 순찰하느냐며 주권 침해라고 반발하고 있다.
논란이 확산하자 차이 와차롱 정부 대변인은 "중국 경찰 배치는 태국 경찰이 제안한 아이디어로 주권 침해와는 무관하다"며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또한 그는 중국 경찰이 관광지에서 태국 경찰과 함께 순찰한다는 내용은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부인했다.
그는 태국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들이 자국 범죄자들의 표적이 되는 것을 두려워한다며 중국 경찰은 태국 내 중국인 범죄자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태국은 관광산업이 직간접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의 약 20%를 차지하는 나라다.
중국인은 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전체 외국 관광객 약 4천만명 중 중국인이 1천100만여명이었다.
태국은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경제와 관광산업 회복을 위해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9월 말부터 내년 2월 말까지 중국 관광객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으며, 비자 면제 영구화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지난달 3일 방콕 쇼핑몰 시암파라곤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당시 중국 관광객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치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총기 난사 사건 이후 중국 관광객들의 입국이 주춤하자 태국 정부는 안전 대책 마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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