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지난달 소폭 개선됐던 전국의 주택사업 경기 전망이 이달 급격히 나빠지면서 올해 2월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은 이달 전국 주택사업 경기 전망지수가 지난달(87.7)보다 18.9포인트 하락한 68.8을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전국 평균 지수가 60대를 기록한 것은 올해 2월 이후 9개월만이다.
이 지수는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산출되며,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업체의 비율이 높다는 의미다.
지난달 지수는 전월보다 소폭(1.1포인트) 올랐으나 이달에는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수도권은 지난달 102.9에서 이달 83.5로 19.4포인트 하락했다.
서울은 115.0에서 86.3으로 3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고, 경기(97.2→81.0), 인천(96.5→83.3)도 각각 10포인트 넘게 내렸다.
주산연은 "서울의 지수가 유독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수도권 경기 전망이 부정적으로 급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비수도권은 지난달 84.5에서 18.9포인트 하락한 65.6으로 60대에 진입해 매우 부정적인 시장 전망을 드러냈다.
대전은 지난달 105.8에서 이달 71.4로 34.4포인트 떨어지며 광역시는 물론 전국 지역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어 대구(100.0→72.7), 울산(78.5→56.2), 부산(86.9→70.8), 세종(92.3→81.2), 광주(93.7→84.2) 등의 순으로 광역시 하락 폭이 컸다.
그 외 지역에서는 전북이 75.0에서 50.0으로 25.0포인트 내려 하락세가 가장 가팔랐고, 강원(90.9→66.6)과 제주(75.0→52.9)도 2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아울러 경북(83.3→64.7), 전남(71.4→56.2), 충남(71.4→56.2), 충북(81.8→69.2), 경남(76.9→66.6) 등도 10포인트 넘게 내렸다.
주산연은 "전북과 제주, 전남, 충남은 지수 50선의 하강 국면에 접어드는 등 경기 전망이 매우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나 향후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지난달 말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서고 내년에도 미국의 기준 금리가 높은 수준일 것으로 예상돼 국내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높게 유지될 것"이라며 "가계대출 급증에 따른 부실화 우려로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제한도 커지는 등 부정적 경기 전망이 확대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자재수급지수는 지난달 95.0에서 이달 82.4로 하락했고 자금조달지수도 75.0에서 65.5로 내렸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공급망 불안정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속하면서 자재수급지수가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시중금리가 급등하고 브릿지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사업 자금 조달의 어려움도 커지면서 자금수급지수도 빠르게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주산연은 "주택시장에 온기가 돌기 직전인 올해 2월 수준으로 지수가 악화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 주택 인허가와 착공, 분양 물량 모두 30∼50% 급감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주택사업 경기 전망까지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 향후 수급불균형 장기화에 따른 주택시장 불안정 문제 등이 우려되므로 신속하고 충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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