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 위한 '지준율 추가 인하' 관측도…증권일보 "4분기 내 가능성"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의 중앙은행은 금융 리스크가 전반적으로 통제 가능하다고 평가하면서도 '고위험' 지방 중소형 은행과 부실기업들을 상대로 강도 높은 통제 조치를 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14일 증권일보에 따르면 중국인민은행은 전날 '금융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해소하고 시스템적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한계선을 확고히 붙잡는다'는 입장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인민은행은 "현재 중국의 금융 리스크는 전체적으로 수렴돼 통제 가능하다"며 "올해 2분기 기준 전국의 상업은행 약 4천곳 가운데 절대다수는 안전 영역에 있고, 고위험 은행은 전체 자산의 2%에 못 미치는 300여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계속해서 중소형 은행 개혁과 리스크 해소를 추진하고, 농촌 신용카드 개혁을 가속하면서 향촌 은행의 구조조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것"이라며 "일부 성(省)에서 조기 시정 시범 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고위험 은행에 '시한 내 시정' 요구를 더 늘리겠다"고 했다.
아울러 인민은행은 "시장화·법치화 원칙을 견지하고 제도 부족 부분을 보완해 리스크 정도가 높고 규모가 큰 일군의 기업집단을 대상으로 '정밀 폭탄 해체'를 할 것"이라며 앞서 파산한 지방상업은행 바오상은행과 하이난항공그룹(HNA), 화신그룹 등 사례들을 경고 신호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업을 하려면 자본금이 있어야 하고, 돈을 빌리면 갚아야 하며, 투자를 하면 리스크를 져야 하고, 나쁜 짓을 하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등 시장 원칙의 경성 제약(hard constraint)을 실질적으로 느끼도록 추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민은행은 '중점 리스크' 영역인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실제 금리와 보증금 비율 인하를 지속해서 유도할 것"이라고 했고, 지방정부 부채 문제에 대해서도 "관련 부문과 함께 다양한 조치를 취해 지방정부 채무 리스크가 적절히 해소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인민은행이 경기 회복 동력을 불어넣기 위해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추가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인민은행이 시중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식 중 하나인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상황을 보면 10월 기준 MLF 자금은 총 5조6천750억위안(약 1천30조원)이었다.
중국 광다(에버브라이트)증권의 수석애널리스트 장쉬는 "과거 패턴을 보면 MLF 총액이 5조위안(약 908조원)에 가까워지면 중앙은행은 MLF 압력을 낮추기 위해 지준율을 인하했다"며 "지금부터 연말 사이 시기가 지준율 인하에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장 애널리스트는 "현 단계에서 지준율을 낮추면 금융기관이 자금 비용과 이자 마진 압박을 줄여 실물 경제에 대한 금융 지원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고 증권일보는 전했다.
리칭허 화푸증권 수석애널리스트도 "현재 경제 회복 상황과 은행 간 시장 유동성, 환율 압력 등을 감안하면 4분기에 중앙은행이 지준율 인하 조치를 쓸 것이라는 쪽으로 기운다"고 내다봤다.
앞서 인민은행은 지난 9월 15일자로 "경제 회복 기반을 공고히 하고, 합리적이고 충분한 유동성을 유지하기 위함"이라는 이유를 들며 지준율을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해 4월과 12월, 올해 3월에 지준율을 0.25%포인트씩 내린 데 이어 6개월 만에 재차 경기 회복을 위한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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