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진핑, 군사대화 재개·펜타닐 규제 합의할 듯(종합)

입력 2023-11-14 20:19  

바이든·시진핑, 군사대화 재개·펜타닐 규제 합의할 듯(종합)
'무기에 AI 금지'도 논의 전망…"'하나의 중국' 원칙 확인할 것"
"관계 악화 막는 게 최대 성과" 구체적 합의 기대치 낮아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미중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양국 정상이 논의할 의제도 점차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안보부터 마약류 유통까지 광범위한 대화를 나눌 예정이며 일부 의제와 관련해서는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외신들은 관측했다.
두 정상은 오는 15일(현지시간) 통역을 대동해 4시간 동안 회담한다.
안보 분야에서 눈에 띄는 의제는 군사대화 재개다.
교도통신은 양국 간 군사대화 창구를 일부 다시 여는 데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14일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미국과 군사 대화창구를 끊은 뒤 복원을 거부해왔다.
미국은 양국 간 우발적 군사 충돌을 막으려면 군사 당국 간 소통 창구를 복구해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찰스 브라운 미군 합참의장은 대화 재개를 바란다는 내용의 서한을 류전리 중국 연합참모부 참모장에게 보낸 사실을 이미 공개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같은 조치를 요청할 계획이며, 중국군 고위 관리들이 대화창구 복원을 지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시 주석도 제안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소식통들은 관측했다.
군사장비에 AI(인공지능) 사용 금지하는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AI의 잠재적 위험성을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꼽으면서 "핵탄두 통제 약속과 드론 등의 무기에 AI 사용 금지 등이 합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에 대한 규제도 합의가 예상되는 의제로 꼽힌다.
블룸버그 통신은 양국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펜타닐 제조·수출 단속에 대한 합의가 발표될 예정이며 여기에는 중국이 펜타닐과 그 원료물질 유통을 막기 위해 화학업체들을 추적한다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전했다.
주로 멕시코를 거쳐 불법 유입되는 미국 내 펜타닐의 원료가 대부분 중국에서 공급되는 것으로 미 당국은 보고 있다.
중국은 펜타닐 문제 협조의 전제 조건으로 공안부 법의학연구소에 대한 제재 해제를 요구한 것으로 지난 7월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바 있다.
중국 공안부 법의학연구소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20년 중국 신장 자치구의 이슬람 소수민족 위구르족에 대한 탄압에 관여한 의혹 등으로 미국 상무부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최대 의제는 대만 문제이며 바이든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대만에 대한 주권을 주장하는 것을 원론적으로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대만 선거에 중국이 정치적으로 개입할 경우 극도로 강한 우려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미 행정부 당국자들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는 지난 10일 정상회담 관련 언론 브리핑에서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의 오랜 정책"이라며 내년 1월 대만 총통선거에 대한 중국의 개입 우려도 의제 목록에 오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만 문제가 양국 간 최대 현안으로 꼽히긴 하지만 두 정상이 어떤 논의 결과를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소식통들은 총통선거를 앞둔 대만 문제와 중국 인민해방군의 남중국해 활동 등 여러 사안에 대한 양국 간 의견 조율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중국으로서는 당장 경기둔화를 겪고 있는 만큼 시 주석이 미국 재계에 직접 투자를 호소할 계획이라고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보도했다.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 시절 도입된 관세를 철폐하고 기술수출 통제를 철회하라고 미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지만 둘 다 받아들여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외교가에서는 두 정상이 광범위한 주제를 논의하겠지만 껄끄러운 양국 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만한 성과는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이번 회담은 양국 모두 상황을 바꾸길 원한다는 신호"라며 양국 관계의 악화를 막는 게 최대 성과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릭 워터스 전 미 국무부 부차관보는 "현 시점에서 미중 정상회담은 결과물 목록이나 관계 구축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쇠퇴하는 관계를 관리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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