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가톨릭 최고 성직자가 홍콩 가톨릭교회 신임 추기경의 초청으로 14일 사상 처음으로 홍콩을 공식 방문했다.
중국 가톨릭교회 대표가 교황이 임명한 홍콩 추기경의 초청으로 홍콩을 방문한 것은 교황청과 중국 간 관계 개선의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14일 홍콩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가톨릭 최고 성직자인 리산 대주교가 이날 홍콩의 대성당을 찾았다.
가톨릭교회 홍콩 교구는 중국의 대주교가 홍콩을 공식 방문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리산 대주교가 중국과 홍콩 교구 간 교류 촉진을 위해 스티븐 차우 홍콩 추기경 등을 만날 것이라고 소개했다.
앞서 차우 추기경은 지난 4월 홍콩 주교로는 약 30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으며, 그때 리산 대주교의 홍콩 방문을 요청했다.
이후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7월 차우 주교를 추기경으로 임명했다.
교황청은 유럽에서 유일하게 대만과 수교했으나, 1951년 단교한 중국과의 관계 복원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약 1천200만명의 중국 천주교 신자들은 교황의 권위를 따르는 '지하 교회'와 중국천주교애국자연합이 통제하는 국가 후원 교회로 분열돼 있다.
중국에서는 사제와 주교가 당국의 관리 아래에 있는 교회에서만 배출됐고, 교황청은 협정 체결 이전에는 이를 인정해오지 않았다.
그러다 교황청과 중국은 2018년 중국 당국이 선정한 주교 후보자를 교황 승인을 거쳐 서품하고, 중국은 교황을 가톨릭교회 최고 지도자로 인정하는 내용의 협정에 서명했다.
2년 시한의 이 협정은 2020년 10월 갱신된 뒤 지난해 10월 2년 더 연장됐다.
그러나 중국은 올해 4월 교황청과의 합의를 또 어기고 상하이 교구장 주교를 일방적으로 임명해 논란이 됐다. 양측 갈등이 재점화하던 중 프란치스코 교황은 3개월 만인 7월 중국이 임명한 선빈 주교를 상하이 교구장 주교로 임명하며 갈등 봉합에 나섰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어 지난 9월에는 몽골을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 국민을 고귀한 국민이라 칭하며 중국 정부에 가톨릭 신자들에 대한 종교 제한 완화를 촉구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리산 대주교의 홍콩 방문은 교황청과 중국 간 협정이 재차 갱신된 후 양측 간 관계가 겉으로는 개선되는 것처럼 보이는 가운데 이뤄졌다"고 짚었다.
AP 통신은 "전문가들은 리산 대주교에 대한 홍콩 교구의 초청은 중국과 바티칸 간 취약한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상징적인 제스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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