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정상 국빈방문은 8년만…"2021년 전투기 계약 불발로 소원해져" 평가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스위스를 국빈 방문하면서 양국 관계가 개선되는 신호가 나왔다는 해석을 낳는다.
14일(현지시간) 스위스 외교부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15∼16일 스위스를 국빈 방문해 제네바의 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CERN)와 로잔대학교 등지를 찾는다.
알렝 베르세 스위스 대통령과 정상회담 일정도 예정돼 있다.
프랑스 대통령이 스위스를 국빈 방문하는 건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재임 당시인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스위스 정·관계에서는 2021년 프랑스·스위스 간 외교관계가 가장 소원해졌다가 2년 만에 찾아온 관계 개선 조짐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양국 관계가 냉랭해진 결정적 계기는 2021년 7월 스위스가 국방력 강화를 위해 도입한 전투기 기종을 프랑스산 라팔이 아닌 미국산 F-35 스텔스로 결정했던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마크롱 정부는 미국 대신 60억 스위스프랑(8조8천억여원) 규모의 전투기 도입 사업을 따내기 위해 스위스에 많은 공을 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가 라팔 전투기를 구매하면 스위스에서 일하는 프랑스 거주자의 과세에 관한 협정을 고쳐 스위스 측에 35억 스위스프랑(5조1천억여원) 수준의 세금을 더 걷을 수 있도록 해 주겠다는 제안까지 비밀리에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스위스는 F-35를 선택했고, 이후로 양국 관계는 냉기류가 돌았다는 분석이 많다.
스위스가 유럽연합(EU)과 노동과 무역, 주요 산업 표준, 과세 등 120여개 분야에서 맺고 있는 양자 협정을 재조정하기 위한 협상이 주요 쟁점을 둘러싼 이견으로 중단된 것도 2021년이다.
역내에서 노동력의 자유로운 이동을 요구하는 EU의 제안을 스위스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노동력 이동에 관한 문제는 스위스와 국경을 맞댄 프랑스에도 예민한 사안이다.
양국 의회 우호단체 회장을 맡은 마크 페라치 프랑스 국회의원은 스위스 공영언론인 스위스인포에 "이번 국빈방문은 두 나라의 관계 개선을 가속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스위스가 유럽정치공동체(EPC) 출범 과정에서 EU와 다른 유럽 대륙 국가들 사이의 가교 구실을 맡고, EPC 정상회의를 2025년에 자국에서 열겠다고 제안하는 등 열정을 보여준 점이 프랑스와의 관계가 호전되는 데에도 기여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페라치 의원은 "로잔대에서 만날 양국 정상은 관계 개선과 우호 증진에 대해 논의할 것이 확실시되며 스위스와 EU 사이의 양자협정 협상을 새로 시작하는 문제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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