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단체 "위험한 발언" 반박…브라질인 32명 가자지구서 귀환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지윤 통신원 =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 행동을 하마스의 테러공격과 다를바 없다고 비판했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 13일 밤(현지시간) 마우루 비에이라 외교장관 등과 함께 브라질리아 공군기지에서 가자지구를 탈출해서 귀환한 브라질 국민 32명을 맞이하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현지 언론들이 14일 보도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78년을 살면서 많은 잔인한 일들을 봤다. 수많은 폭력과 불합리를 봤다"면서 "하지만 무고한 사람들을 상대로 이렇게 잔인하고 비인도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한) 하마스가 테러 행위를 저질렀고, 그렇다고 한다면, 이스라엘 정부 역시 테러 행위를 저지른 것이다"라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행동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룰라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브라질내 유대인 단체는 발끈하고 나섰다.
브라질 이스라엘 연맹(Conib)은 룰라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오류가 있고 위험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성명을 통해 "홀로코스트 이후 유대인에 대한 가장 끔찍한 학살로 촉발된 이 비극적인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구하기 위해 가시적이고 증거가 분명한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그들이 더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하도록 요청했을 뿐 아니라, 인도주의적 탈출 통로를 만들었으며, 공격에 대해 예고도 해 왔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가자지구에 발이 묶여 있던 브라질 국민 32명이 지난 13일 밤늦게 브라질리아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가자지구에서 머물다가 브라질 정부에 귀환을 요청한 34명은 해당 지역을 떠날 수 있는 허가를 받기까지 3주 이상을 기다렸으며, 이중 모녀 2명은 개인적인 이유로 팔레스타인 영토에 머물기로 결정했다고 CNN 브라질 등 현지 매체는 전했다.
브라질리아에 도착한 32명 중 어린이 3명과 임산부 1명은 영양실조 상태로 확인돼 곧바로 공군 기지 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이날 브라질리아에 도착한 샤에드 알바나 씨는 "지금까지 내가 여기 있다는 게, 살아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죽을 줄 알았다"고 말했다.
kjy32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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