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앞 "지정학 위험·저금리로 中 잠재력에 의구심" 조명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년여 만에 방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나서면서 미·중 관계 개선에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린 가운데, 글로벌 기업들은 여전히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을 신경 쓰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방송은 최근 공개된 중국 국제수지 잠정치를 인용해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측정하는 지표의 하나인 직접투자부채(direct investment liabilities)가 지난 3분기에 118억달러(약 15조3천억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이 수익을 중국 내 재투자하기보다는 중국에서 빼고 있다는 뜻으로, 지난 1998년 해당 통계를 시작한 이후 처음 나타난 현상이다.
BBC는 중국 경제의 둔화와 저금리, 미국과의 갈등이 중국 경제의 잠재력에 의구심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싱크탱크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닉 마로는 "지정학적 위험과 국내 정책의 불확실성,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기업들에 대안시장을 모색하도록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스위스 산업 장비 생산업체인 올리콘은 중국에서 지난해에만 2억7천700만달러(약 3천611억원)의 자금을 빼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대변인은 중국이 현재 성장 둔화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빠르게 대책을 마련해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팬데믹 기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봉쇄 조치를 포함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취했던 것도 외국기업의 자본 유출을 불러온 요인이라고 BBC는 지적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물류대란에 맞서 인도에 새로운 생산기지를 건설한 애플을 비롯해 많은 중국 진출 기업들이 공급망 다변화 정책을 취하면서 외국 투자 자본의 유출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경기부양을 목적으로 한 중국 금융당국의 저금리 기조도 외국 기업들이 중국 내 자본을 해외로 돌리게 하는 요인이라고 BBC는 분석했다.
중국에서 발생한 수익을 중국에 재투자하는 대신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외국으로 돌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 주중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의 설명이다.
마이클 하트 주중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은 목표한 사업 규모와 수익성을 달성해 장기 자본순환 계획에 따라 중국 내 수익을 빼내 간 기업도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15일 열릴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 경제계에서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EIU의 마로는 "정상간 직접 회동은 양국 관계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곤 했다"면서 지난 몇 달간 활발하게 나타난 외교적 접촉도 양국이 관계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상황은 금방 악화하곤 한다"며 "기업과 투자자들이 더 확실하게 나아갈 수 있겠다고 느낄 때까지 중국내 외국인투자 부진은 계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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