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누적 사망자 집계 1만1천여명에서 수천명 더 늘었을 듯
이스라엘군, 알시파 병원 급습으로 환자 등 민간인 피해 우려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제거를 위한 이스라엘군(IDF)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의 의료 인프라가 붕괴하면서 이제는 가자지구 내 사망자 집계도 불가능해졌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총공세를 펼치고 있는 북부뿐만 아니라 남부의 병원들도 연료 고갈로 통신이 두절되고, 이동통신 성능도 심각하게 저하되면서 가자지구 내 누적 사망자 집계가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 국장 중 한명인 메드하트 아바스는 "기본적으로 숫자를 발표할 수 있는 부처가 없다"면서 동료들 상당수가 가자지구 내 최대병원인 알시파 병원에 있는데 그들과 한동안 대화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체가 길거리에 있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 당장은 그 숫자를 말할 수가 없다. 포격은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 10일 가자지구 내 누적 사망자가 1만1천78명에 이른다고 발표한 후 집계 업데이트를 중단한 상태지만, 이후 수천 명이 더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집계가 중단된 이후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촌 인근과 남부 도시 칸유니스 등에서는 이스라엘군의 군사작전이 이어졌고, 그 여파로 민간인이 대거 숨졌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WP에 따르면, 지난 10일 이후 구급차도 알시파 병원으로 들어가지 못해 인근에서 발생한 중상 환자들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들도 위기에 처한 상태다.
알시파 병원은 연일 계속되는 이스라엘의 포격과 의약품 및 전력 공급 중단으로 인큐베이터에 있던 미숙아들이 숨지는 등 참사가 현실화했다면서 12일 시설 운영을 중단했다.
가자지구에서 두 번째로 큰 병원인 알쿠드스 병원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알시파 병원에 있는 아슈라프 알쿠드라 가자지구 보건부 대변인은 이날 WP와의 통화에서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 3명이 전기와 물과 같은 기본 필수품의 부족 탓에 사망했으며, 지난 10일 이후 병원에서 37명이 추가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15일 새벽 이스라엘군이 장기간 포위하고 있던 알시파 병원에 전격 진입함에 따라 환자와 피란민 등 병원 내 민간인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알시파 병원에는 현재 600명의 환자와 200∼500명의 의료진, 1천500여명의 피란민이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군사기지를 숨기기 위해 알시파를 포함한 병원들을 이용하고 환자와 의료진을 '인간방패'로 쓰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병원을 포위하고 그 주변에서 군사작전을 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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