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창궐에 불안 확산…"작년比 감염18배↑"

입력 2023-11-15 15:00  

中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창궐에 불안 확산…"작년比 감염18배↑"
폐세척 아동환자 급증…누리꾼 "대기번호 2천420번" 하소연
당국, 불안감 진화…"진단이 명확해진것…예년보다 상황 악화 아냐"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코로나19 확산으로 홍역을 치렀던 중국에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창궐,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주로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이 감염되는 이 폐렴은 전염 속도가 빠르고, 기존 항생제 치료 효과가 낮은 데다 폐부전 등 병세 악화 사례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중국청년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올여름부터 전국적으로 발병하기 시작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부 학교들은 폐렴이 확산하자 임시 휴교에 들어갔으며, 감염자가 발생한 유치원이나 학교의 학부모들은 전염을 우려해 등교시키지 않는 경우도 있다.
베이징의 한 누리꾼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폐렴 증세가 있는 자녀를 데리고 병원에 갔는데 대기 번호가 2천420번이었다"며 "대기 환자 줄이 끝이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저장성 취저우의 3개 중점 병원에서 지난 9월 이후 지금까지 진료받은 이 폐렴 감염 어린이는 작년보다 17.8배 급증했다.
취저우의 한 소아과 의사는 "최근 하루 500명을 진료하는 데 얼마 전보다 50% 증가한 것"이라며 "환자들이 몰려 소아과 의사의 진료 시간이 하루 3시간 늘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병원 의사는 "입원 아동 환자 77명 가운데 60% 이상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감염자"라고 말했다.
항저우의 린모 씨는 "5살 난 딸의 유치원 반 원생 절반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에 걸렸고, 내 직장 동료 자녀도 80%가 앓았다"며 "감염자 대부분은 다른 호흡기 질환에도 걸렸다"고 전했다.
급성 호흡기 감염증인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초기에는 감기 증세를 보이다 고열과 기침, 가래가 5주 이상 지속하고, 항생제를 복용해도 별다른 약효를 보지 못한다.
감염된 어린이 중에는 신체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지 못하는 폐부전 등으로 발전해 폐 세척을 받는 사례도 급증했다.
안후이성의 소아 호흡기과 의사 왕옌은 "이전에는 하루 폐 세척 건수가 10건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 67건까지 늘었다"고 말했다.
당국은 불안감 진화에 나섰다.
중국 위생건강위원회 미펑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흔한 호흡기 질환"이라며 "3세 이하 어린이도 감염된 사례가 보고됐지만, 상황이 예년보다 크게 악화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왕구이창 베이징대학 제1병원 감염질병과 주임도 최근 "과거에는 병인 규명 없이 '보통 감기'로 진단되던 증상이 최근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으로 명확하게 분류되고 있는 것"이라며 과거와 비교해 대유행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를 겪었던 중국인들의 우려는 불식되지 않고 있다.
한 누리꾼은 SNS에서 "작년 말 방역을 완화하면서 당국과 보건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증세가 경미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수많은 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발생했다"며 "누구의 말도 믿어서는 안 되며, 자신과 가족의 건강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감염 사망자에 대한 통계를 발표하지 않았다.
미국 프레드 허치슨 암 연구소는 지난 8월 중국이 방역을 완화한 작년 12월부터 올해 1월 사이 중국에서 30세 이상 주민 가운데 약 187만 명이 '초과 사망'했다고 밝혔다.
초과 사망이란 특정 시기에 통상적인 사망자를 웃도는 것으로, 이 시기 중국의 초과 사망은 코로나19 감염과 연관성이 높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p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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