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항에 발묶인 아프간 화물 컨테이너 놓고 "밀수 야기" vs "부당 관세 요구"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파키스탄이 자국 내 불법 체류 중인 아프가니스탄인을 강제 추방해 아프간 탈레반 정부 반발을 사는 가운데 양국 정부가 이번엔 항구에 발 묶인 컨테이너 3천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아프간 매체 톨로뉴스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를 방문중인 누루딘 아지지 아프간 산업장관 직무대행은 전날 잘릴 압바스 질라니 파키스탄 과도정부 외무장관을 만나 파키스탄 카라치항에 수개월째 발 묶인 아프간행 화물 컨테이너 3천여개에 대한 통관절차를 신속히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전자제품, 기계 부품, 약품, 의류 등이 실린 3천여개 컨테이너는 길게는 1년 넘게 카라치항에 발이 묶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 당국은 자국 항구를 통해 내륙국인 아프가니스탄으로 가는 화물이 아프간에 들어갔다가 다시 파키스탄으로 밀수되는 문제점이 있다면서 단속 차원에서 이들 컨테이너 화물을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아프간 당국은 파키스탄 측이 더 많은 관세를 지급할 것을 아프간 화주들에게 요구하다 보니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아프간 탈레반 정부 대변인은 "(아지지 장관 직무대행의 파키스탄) 방문이 성과가 있어 (카라치항에) 발 묶인 컨테이너 화물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카라치항 화물 통관 문제는 파키스탄 당국이 자국 내에 불법 체류 중인 아프간인 등에 대한 추방정책을 펴면서 탈레반 정부가 반발하는 가운데 불거져 나왔다.
파키스탄 당국은 지난달 초 아프간인들이 대부분인 불법체류자들에게 이달 1일까지 자진 출국하도록 한 뒤 기한 만료 이후로는 불법체류자들을 색출해 강제로 내쫓고 있다.
이에 따라 파키스탄에 불법체류 중인 아프간인 173만여명 중 지금까지 약 30만명이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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