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임된 내무장관 "총리, 불법이민 차단 약속 안지키고 정책 실패" 맹비난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영국에서 강경 우파 행보를 하며 총리와 갈등을 빚어온 내무장관이 1년여 만에 해임되자 총리를 향해 약속을 지키지 않는 배신자라고 비난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총리는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14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수엘라 브레이버먼 내무부 장관은 전날 리시 수낵 총리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자 사직서에 수낵 총리를 맹비난하는 내용을 담았다.
브레이버먼 장관은 사직서에서 수낵 총리가 불법 이민자들이 소형 보트를 타고 영국으로 오는 것을 막겠다고 약속해놓고 어려운 결정을 회피하면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이를 '배신'이라고 적었다.
브레이버먼 장관은 수낵 총리의 주요 정책에 대해 "명백히 반복해서 이행하지 못했다"며 "독특한 정부 스타일이 그가 이행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고 직격했다.
집권 보수당 우파의 주요 인사 가운데 한 명인 그는 수낵 총리가 앞선 보궐선거에서 보수당의 기록적인 선거 패배를 이끌었다고 비난하며 "누군가는 정직하게 말해야 한다. 총리의 계획은 통하지 않고 있다. 노선을 시급히 바꾸라"고 촉구했다.
이에 총리실 대변인은 "총리는 말보다 행동을 믿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총리는 정부가 불법 이주에 대처하기 위해 가장 강력한 입법에 나섰고, 그 결과 올해 (불법 이민자들의) 보트 횡단 횟수가 3분의 1로 줄어든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브레이버먼 장관은 인도계 이민자 가정 출신이지만, 이민 정책을 관장하는 내무부 장관직을 수행하며 영국의 이민자 수용에 부정적 태도를 견지했다.
그는 지난 5월 "대규모, 급속도의 이민은 주택 공급, 서비스, 공동체 관계 등에서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외국인 혐오가 아니다"라며 이민자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주에는 언론 기고문을 통해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를 폭도라고 부르고, 경찰이 이중잣대를 가지고 특혜를 준다고 비판했다.
이에 사회 갈등과 분열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와 비판이 보수당 안팎에서 제기됐다. 그는 총리실의 기고문 수정 지시도 무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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