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계 개선하고 선거·이스라엘·우크라이나에 집중 의도"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 안정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4일 복수의 미 행정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내년 미국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악화한 미·중 관계를 안정시켜 향후 선거는 물론 최대 대외 현안 중 하나인 이스라엘,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에 집중하려 한다는 것이다.
최근 중동에서 미군을 겨냥한 이란 지원 무장세력의 공격이 빈발하고 있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에 이란과 그 대리 세력이 개입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도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중국이 이란에 어떻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비롯해 중국-이란 관계와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압박할 예정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개최되는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11월인도네시아 '발리 회담' 이후 1년 만에 대면하는 자리다.
두 정상은 '발리 회담'에서 양국 간 긴장을 완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후 중국 '정찰풍선'의 미국 영공 진입 사태와 대만 문제, 미국의 중국 첨단 장비 수출 규제 등으로 미·중 관계는 더욱 악화했다.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국무부 차관보를 지낸 니라브 파텔은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모두 양국 간 긴장이 누구도 원하지 않는 위기로 확대되지 않도록 관리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단 미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발리 회담' 당시의 수준으로 양국 관계를 복원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번 회담을 하루 앞둔 14일 미·중 경제 교류의 호혜적인 측면과 미·중 관계 개선 의지를 거론하면서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건설적 합의를 만들기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는 미·중 정상회담의 성공 기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정상적인 소통의 경로로 복귀해 위기가 닥쳤을 때 전화를 걸어 서로 대화하고, 군 당국 간에 서로 연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이번 회담에서는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단절된 미중 군사 대화창구 복원을 포함해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규제 등 일부 핵심 의제를 놓고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국 양국은 15일 기후 위기 공동 대응 강화를 약속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미국 NBC 뉴스는 이번 합의는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양국 간 협력 강화의 신호라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 허드슨연구소 중국센터장의 마일스 유는 미 의회 전문매체 더힐 기고에서 중국은 그동안 국제 정상회의를 자국민 상대로 한 선전 수단으로 이용하고 자국의 정책 비전을 세계 지도자들이 받아들이도록 하는 장으로 활용해왔다면서 이번 미·중 정상회담도 다르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k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