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앉는 자리부터 풍경까지…"中, 정상회담 의전에 초민감"

입력 2023-11-16 15:50   수정 2023-11-16 16:05

시진핑 앉는 자리부터 풍경까지…"中, 정상회담 의전에 초민감"
중국 관리들 몇달간 의전 매달려…"중국은 항상 성대한 의식 원해"
"안방에 시진핑 존중받고 있다는 인상 주려는 의도"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관리들이 '시진핑 국가 주석이 존중받는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회담 장소 선정은 물론이고 착석 위치와 창밖 풍경까지 신경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15일(현지시간) '바이든과 시진핑의 만남을 위한 놀랍도록 복잡한 계획의 내막'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중국 측이 수개월간 고도의 민감함을 보이며 의전에 매달렸으며, 이는 중국 내부에서 만들어질 여론을 고려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 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의 '파일롤리 에스테이트'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장소에서 회담하지 않고, 회의장에서 약 40㎞ 떨어진 사유지로 이동해 회담했다.
의전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 관리들은 회담 장소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백악관 관리들은 보안과 수용 규모를 고려하여 여러 장소를 검토했다고 설명했지만, 한 소식통은 장소의 외관, 느낌과 같은 더 많은 피상적인 요소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어떤 꽃과 음식, 음료를 놓을지에 대해서도 치열한 논의가 있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중국은 보통 미국에 오면 모든 것을 원한다. 그들은 더욱더 성대한 의식을 원한다. 그들은 이런 종류의 회의에 올 때 그들이 받을 수 있는 최대한의 존중을 받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지도자의 해외 방문에 따르는 복잡한 의전을 잘 알고 있는 미국 외교관들은 중국이 '분위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국내 여론을 의식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시 주석은 3연임에 성공해 권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자국이 부동산 침체, 청년 실업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미국을 방문했다.

라이언 하스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중국에 있어 시각은 언제나 중요하다"며 "중국 관리들은 바이든이 시 주석을 품위와 존경심으로 맞이했다는 것을 국내 청중에게 투영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리들은 두 지도자가 서로 우호적으로 교류한 것을 강조하는 데 관심이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호텔 회의실에 있는 국기 앞에서 관례적으로 악수하는 것을 넘어서서 두 정상이 개인적으로 교류하는 이미지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CNN은 또 중국이 시 주석에 대한 시위를 방지하거나 최소한 모호하게 만들기 위해 의전의 모든 요소에 '존경심'이 나타나도록 신경을 썼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와 베이 지역은 미국에서 중국인이나 중국계 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 중 하나다. 인구 데이터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인구의 5분의 1은 중국계다.
이런 인구 구성 때문에 이 지역에 중국 지도자가 나타나면 시위가 벌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민주화 및 인권 단체들은 이번 주 APEC 정상회담 장소 주변에서 시위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은 시 주석이 이러한 시위를 직접 보는 것을 막으려고 노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중 시위대도 나서 두 정상이 공항에서 호텔로 이동하는 길거리에서 '시 주석을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어 보였다.
시 주석은 6년 만에 미국 땅을 밟았다.
중국은 시 주석이 앞서 미국에서 두차례 정상회담을 했을 때도 분위기를 만드는 의전에 신경을 썼다.
그는 2013년 팜스프링스 외곽의 서니랜즈 건물에서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을 만났고, 양 정상은 재킷과 넥타이를 벗고 사막의 열기 속에서 산책했다.
2017년에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개인 소유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1박 2일간 정상회담을 했다. 양 정상은 장시간 회담한 뒤 산책을 함께 했고, 후식으로 초콜릿케이크를 함께 먹는 등 화제를 남겼다.

withwi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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